[열심히] 워낙 선명한 개성을 남기는 보컬에 우선 주목하게 되는 곡입니다. 선율이나 리듬 모두 능글맞게 슬슬 타고 가는 샤프한 음색의 보컬을 중심으로 악기와 공간이 순차적으로 채워져 가는 전개 또한 영리합니다. 재지하면서도 훵키하고, 알앤비의 리듬감까지 챙겨가면서도 보컬이 중심에 단단하게 자리잡는, 만만치 않은 내공의 곡입니다. 다만, 구성 자체가 전형적인 A-B-C의 구분이나 분량 배분을 희미하게 하다 보니, 중반부부터 집중력이 다소 흩어지는 점은 아쉽습니다. ★★★☆

[정병욱] 의미를 알 수 없을 만치 대문자와 소문자를 뒤섞은 자신의 이름(sEODo)과 이 노래의 제목(「sEcREt」)으로부터 반드시 “뒤틀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전해진다. 실제로 서도의 음악은 자신의 양면적 뿌리인 판소리와 실용음악을 함께 엮는 나름의 방식이 꽤 영민하게 드러난다. 동명의 밴드 자격으로 출연한 국악 관련 프로젝트에서 연이어 거둔 좋은 성적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중성적인 음색을 전통 뉘앙스가 과하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은근하게 활용할 줄도 알고, 보컬의 백업은 20세기 팝이나 밴드 사운드에 가깝게 포장할 줄도 안다. LP(Laura Pergolizzi)나 밀릭 등을 연상하게 하는 비주얼은 ‘바로 지금’에 가장 맞닿아 있다. 서도가 꾸준히 지향해온 추상적인 퓨전의 방식과 그런데도 이를 자연스럽게 엮는 절묘한 편곡의 매력은 이 노래에서도 마찬가지 두드러진다. 팝록의 감성, 가사와 음악에 모두 차용한 댄스팝의 서사, 기저와 곳곳에 심은 훵키 리듬 및 어반 사운드가 화려하면서도 난해하지 않은 즐거움을 완성한다. 공개된 그의 싱글 중 과감함이나 보컬의 매력이 가장 희미하다는 점이 의외라면 의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