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98-2] 에이비티비 「nightmare」

에이비티비 (ABTB) 『daydream』
822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0.05
Volume 2
장르
레이블 뮤슈레코드
유통사 미러볼뮤직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4년 만에 공개한 에이비티비의 정규 2집 『daydream』을 들었을 때, 연주의 치밀함은 그대로이면서도 보다 갈고 닦은 ‘멜로디의 힘’이 전편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가장 먼저 느꼈다. 박근홍의 보컬을 통해 전달되는 그 기본 멜로디 라인도 대부분 훌륭하지만, 행간에 등장하는 기타의 리프, 가끔씩 등장하는 화려하지 않아도 핵심을 전달하는 솔로까지 충실한 멜로디를 갖고 있어서다. 어떻게 보면 7080시대의 서구 메이저 하드록/아레나록의 가장 큰 미덕이었던 부분들이 얼터너티브록의 감성에 녹아들어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에서 밴드와 이 음반은 정말 매력덩어리다. 개인적으로는 2010년대에 주류에서 묵묵하게 클래식록의 정신을 잘 계승했던 Foo Fighters의 발걸음이 떠올랐다고 할까. 어쨌든 ‘올해의 록 음반’으로 불려도 될 작품의 오프닝인 「nightmare」는 상기한 특징들을 고루 갖고 있지만 그 가운데 가장 ‘실험적’이다. 그런지 시대의 기타 인트로와 오프닝, 멜로디를 강조하면서 진행되던 전반부가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갈수록 거친 분노의 트윈 기타 합주와 솔로로 드라마틱하게 변신해 갈 때의 쾌감이 이 곡의 가장 큰 매력이다. 소통보다 일방적 주장에 모두 쏠려있는 2020년의 광장을 묘사한 가사까지 빈틈없이 훌륭한 ‘프로그레시브적 얼터너티브-하드록’ 트랙이다. ★★★★

 

[박병운] 에이비티비는 1집부터 록이 사람들에게 가장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가장 많은 육체적 지지를 받았던 클래식록 시대부터, 고전적 록에 대한 담론에 대해 안티테제가 팽창하던 그런지 시대까지 그야말로 록이 가장 사랑받았던 시기(era)를 다시금 살려내는데 주력해왔다. 황린이 직조한 수훈갑 리프의 꾸준함과, (양쪽 모두에게 실례일) Eddie Vedder와의 비교 같은 흥미 본위를 비껴 났던 박근홍의 자기 정립 덕에 이들의 시도가 눅눅하고 퀴퀴한 냄새를 품지 않았던 듯하다. 이제 2020년에 귀환한 밴드는 광화문 거리의 형형색색 각각의 목소리로 지글거리는 소음이 만들어낸 세상에 대한 환멸과 피로감을 담는 것으로 서두를 연다. 멸시의 감정이 고조될 때 박근홍의 목소리를 대신하는 것은 프로그레시브한 연주가 끈질기게 야기하는 현란한 순간의 연속성이다. 작품의 포문을 여는 착란의 순간을 정리하는 역할은 음반의 종막에 해당하는 곡 「daydream」의 역할이라 하겠다. 밴드는 이걸 다 계획하고 있었구나. ★★★★

 

[박상준] 시퍼렇게 날이 선 내공이 무르익다 못해 턱밑까지 칼을 들이미는 곡이다. 8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다이나믹하면서도 오밀조밀 잘 끼워맞춘 소리들이 따로 또 같이 이 생명력 넘치는 대곡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오프닝에서 Pulp, 어쩌면 Suede까지 떠오르게 하는 느낌을 주었다가, 중간부터는 역시나 AC/DC가 절로 떠오르는 하드 록의 향내를 풍긴다. 「nightmare」라는 끈적한 심상을 강조하는 것은 뻔한 가사놀음이 아닌 단연 우직하게 분위기를 잡는 베이스와 빗발치는 기타 쪽. 이런 방식의 설득은 듣는 이를 언제나 기쁘게 한다. 감상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차오르도록 하는 까닭에서다. ★★★★

 

[유성은] 이 앨범에는 그들의 시간과 우리의 시간이 차곡차곡 기록되어 있다. 광장에서 외치던 그 소리들은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조금은 바꾸어 내는데 성공했지만, 세상은 여전히 악몽같이 잔혹하고 이기적이다. 「nightmare」는 성취, 공허, 무력함, 망설임이 모두 녹아있는 앨범 『daydream』의 첫번째 트랙으로, 수록곡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화력을 퍼부었다. 묵직한 리듬라인, 절규하는 보컬, 캐치한 기타 리프가 만들어내는 강력한 케미스트리는 웅장함과 경쾌함으로 교차하며 하드록의 정수를 휘몰아친다. 전작보다도 한층 진화한 모습으로 분노와 애수가 잘 공명하며, 묻어둔 가슴 속 깊숙한 상흔을 다시 헤집는 음악을 완성해냈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nightmare
    에이비티비
    에이비티비
    에이비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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