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욱] 하나같이 독특한 색을 가진 아티스트의 영입으로, 수장 팔로알토의 안목을 기대하게 하는 하이라이트 레코즈의 신인이다. 싱잉랩이 꾸준히 인기를 끄는 최근 경향을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는 듯 오웰무드에 이은 두 번째 알앤비 보컬리스트인데, 두 아티스트 모두 기본 음역대가 높은 편이다. 수비의 경우 데뷔 싱글 「Chained Up In Diamonds」(2019)보다 하이라이트 레코즈 입단 후 발표한 이 노래에서 기술적인 개성이 더욱더 잘 드러나는데, 기본 음색의 특징이 강하지 않은 대신에 여러 가지 스타일을 절대 과하지 않은 자기만의 바이브로 소화하는 능력이 뛰어나 보인다. 가사에 영어와 우리말을 혼용하면서도 두 언어의 전환 및 플로우가 자연스럽다는 점, 정석적인 발음과 억양이 아님에도 가사 전달력이 무척 좋다는 것 역시 장점이다. 중음역에서 툭툭 발성을 던지며 섬세하게 그루브를 타는 싱잉랩 파트에서는 제이클레프가 연상되기도 한다. 앞서 그 감각을 증명한 피에이치원과의 궁합도 매우 훌륭하다. 가사의 색다른 라임이나 표현만큼 주제 의식에서의 신선함이 앞으로 기대된다. ★★★

[조일동] 혼자 노랫말과 사운드를 만드는 수비라는 아티스트의 분위기나 성향이 잘 느껴지는 트랙이다. 수비라는 개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어떻게 곡을 붙어나가는지, 어떤 장치로 듣는 재미를 키우고자 했는지 잘 들린다는 얘기다. 가사의 캐릭터와 리듬을 자르고 밀면서 만드는 가벼운 그루브가 꽤나 매력있게 묻어난다. 첫 싱글을 듣고 완결된 앨범 단위의 서사에서도 이 같은 사운드 밀당을 해낼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