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95-2] 안치환 「바이러스 클럽」

안치환 『바이러스 클럽』
778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0.04
Volume Digital Single
장르
레이블 에이앤엘 Ent.
유통사 오감 Ent.
공식사이트 [Click]

[박병운] 학사 졸업장 하나 주어진다고 인생의 경로에 선을 긋기엔 힘없음을 잘 알던 지방대 인문학부 동문의 자취방. 그곳엔 안치환의 목록과 김광석의 ‘다시 부르기’ 시리즈 카세트테이프라는 일종의 정물(靜物)이 있었다. 그 기준점의 양편에서 노찾사를 듣느냐와 전람회를 듣느냐의 경로는 나뉘거나 간혹 겹쳤다. 안치환의 목소리는 일종의 상징이다. 이걸 2020년의 시점에서 말하는 것은 참으로 새삼스러운 것이다. 자연히 음악인의 창작도 변모를 가진다. 올해 초 내려간 남쪽 지방행에서 본 돼지열병 안내 플래카드는 이제 하나둘 내려가고 지금은 ‘사회적 거리’를 강조한 정부 시책 플래카드로 바뀌었다. 그 사이 사람을 제외한 자연의 안팎은 천천히 개선되었고, 사람들의 부대껴 사는 공존의 환경은 이제 비관 외에 남은 것이 별로 없다. 코로나19는 서로가 서로에게 피해이자 악성 종양인 관계에 대한 비유이자 가시적 재앙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도 보컬의 톤과 온도를 유지한 안치환식 포크록은 여전한데, 새롭게 추가된 이런 근심거리에 대한 전달방식은 현대적인 장치가 조금 가미되었다. 서정과 행동력이 여전히 공존하는 그만의 서사가 있기에 밑도 끝도 없이 ‘대한민국 힘내라!’ 풍 캠페인 같은 시도와 이를 구분하게 해준다. ★★★

 

[조일동] 직선적인 가사는 분노와 따뜻한 연민 사이를 오간다. 다양한 효과음의 존재가 하고픈 말 많은 화자를 그나마 다잡는 느낌이다. 키치를 표방한 효과음으로 분위기 전환을 만들지 못했다면 뻔한 한탄과 캠페인으로 끝났을지 모르겠다. 이를테면 “이 시국에 뭣들하는 겁니까”가 담긴 버스는 돼지 소리를 흉내 낸 코러스와 기타 솔로로 콜앤리스폰스 형식으로, 파이프올갠 샘플링과 “용서만 하라고 하십니까”의 다른 목소리 등장으로 안치환이 전달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표현해낸다. 재밌지만 아슬아슬하다. 아슬아슬한 미학을 추구했다기에는 신선함만큼이나 정돈되지 않은 느낌이다. 이 혼란한 시국을 표현하는 음악적 장치에 대한 평가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여전히 넘치는 아이디어를 좀 더 강렬하게, 때론 매끈하게 다듬는 프로듀서의 부재 혹은 셀프 프로듀싱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70대 노장 현역인 Neil Young이나 Bruce Springsteen이 여전히 전문 프로듀서와 작업하는 건 욕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샘솟는 아이디어를 통제하고 재분배해 줄 다른 귀가 필요해서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바이러스 클럽
    안치환
    안치환
    안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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