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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290-3] 소울소스미츠김율희 「(Who Knows) The Swallow Knows」

소울소스미츠김율희 『(Who Knows) The Swallow Knows』
950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0.03
Volume SP
장르 크로스오버
레이블 동양표준음향사
유통사 엔에이치엔벅스
공식사이트 [Click]

[박병운] 그렇다. 판소리 흥보가의 그 제비다. 그것도 ‘놀보가 제비 다리 후리러 가는 그 대목’ 말고, ‘홍보에게 제비 날아들어 은혜 갚는 그 대목’이다. 그러니 흥이 있고 자연히 희망이 샘솟을 수밖에 없다. 그걸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 김율희가 부르니, 나와 일반인들은 제 5호 이런 게 뭔지는 몰라도 완성도에 고개를 갸웃하기란 힘들다. 무엇보다 김율희가 이 팀과 함께 한 전작 『Version』(2019)의 성취를 기억하는 귀라면, 흔히들 말하는 장단의 박자감과 남미풍의 리듬이 레게 장르 속 브라스 안에 뒤섞이는 재밌는 청취감이 여전하다. 단순히 고전을 부르는 소리꾼의 목소리 역할 이상의 탄력감을 부여하는 베이스와 퍼커션 등의 수훈이 이번에도 드러난다. ★★★★

 

[박상준] 프로젝트의 연장선이다. 이 정도 깊이의 크로스오버에는 당연히 맥락이 있다. 잠비나이와 두번째달, 니어이스트쿼텟이나 타니모션 같은 이들이 대단한 작품을 발표했었다. 그중에서도 두번째달의 최근 프로젝트와 유사한 점이 있다. 어느 시대, 어느 지역의 바이브에 마찬가지로 판소리가 엮일 여지가 있느냐는 것. 소울소스와 두번째달은 그 점에서 공통적인 합의가 있다. 현을 튕기는 공백 대신 현을 켜고, 보다 두꺼운 브라스를 더해서 그루브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여러 변주를 통해 정서가 더욱 짙어지는 게 두번째달이라면 소울소스의 방식은 좀 더 간단하다. 연주 자체는 당장 미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올드 팝의 소리 같지만, 그루브에 좀 더 공을 들였다. 김율희의 보컬은 판소리의 형식을 굳이 변용하지 않았다. 그러지 않아도 여러 소리의 기교들이 소울소스가 지향하는 그루브의 일환으로 해석되는 까닭이다. “지지지지 주지주지 거지연지”의 구절은 한때 유행했던 엄청난 속도의 랩같지 않은가. 그 뒤의 “빼그르르”에서 재즈의 스캣이 떠오르기도 한다. 보컬 하나로 가는 짧은 독연조차 기술의 향연이다. 이후 종지부가 다가올 때의 연주가 주는 카타르시스는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 부디 세계에서 더 많이 인정 받고 대성하기를. 풍성하고 그루브로 충만한 싱글. 일청을 권합니다. ★★★★

 

[정병욱] 최근 대내외적 필요에 호응해 다양한 국악 크로스오버 음악이 세상에 나오고 있다. 그에 대한 세간의 관심 역시 이전보다 각별하다. 그렇다고 해서 절대적 수요와 공급의 확충이 좋은 크로스오버 작품 확보를 무조건 담보하지는 않는다. 크로스오버의 핵심은 말 그대로 ‘횡단’(cross)과 ‘초월’(over)이며, 그 의미를 모두 만족하기란 여전히 쉽지 않은 탓이다. 그리고 2017년부터 콜라보레이션 활동을 시작해 지난해 『Version』을 내놓은 레게 밴드 ‘노선택과소울소스’와 소리꾼 김율희의 만남이 바로 그 드문 성공 사례다. 이들의 횡단과 초월은 주로 장르의 방법론을 넘어선 감상의 관점 및 정서 측면에서 발현된다. 본작 「(Who Knows) The Swallow Knows」를 보자. 판소리 『흥보가(興甫歌)』의 대표적인 눈대목(음악이 훌륭해 대중에게 인기가 많고, 명창들이 자주 부른 대목) 중 하나인 「제비노정기」의 노랫말이 일부 고스란히, 동시에 현대적인 호흡과 임팩트 넘치는 드라마로 취사 선택되어 담겨 있다. 이는 흥보가 다리를 고쳐준 제비가 박씨를 입에 물고 중국에서 다시 흥보 집까지 오는 여정을 묘사하는 원곡의 서술적 역할을 가로지르고 뛰어넘어, 흥보와 제비가 아는 것을 이미 아는(“the swallow knows”) 청자의 심정 및 역동적인 장면 묘사에 보다 집중한 결과다. (제비의 소리를 가차(假借)로 활용한 후렴구가 이미 흥보가 제비의 다리를 고쳐준 앞선 스토리와 이에 대한 은혜를 갚겠다는 제비의 메시지를 함의하고 있기도 하다.) 노선택과 소울소스 시절 중요하게 차용한 장르 특유의 나른하고 환각적인 자메이카 그루브를 곡 해석에 맞춰 긴장감 넘치는 백비트로 활용한 소울소스의 변용도 적절하다. ★★★★

 

[조일동] 소울소스와 김율희의 만남은 이제 신뢰할 수 있는 훵크 사운드와 구성진 판소리의 ‘찰떡 케미’를 상징하는 이름이 되었다. 그것이 리듬의 문제이건 청중과 고수와 소리꾼 사이의 일이건 간에 ‘밀고당기는 능력’이 장르의 핵심적인 매력요소라는 점에서 훵크와 판소리는 의외로 닮았다. 낯선 다름을 즐거움으로 만들고 닮음의 요소를 극적으로 강화시켰다. 시작부터 끝까지 밀고 당겨대는 아티스트들이 한 판 놀아대는데, 어찌 어깨를 덩실대지 않을소냐.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Who Knows) The Swallow Knows
    작자미상, 김율희(개사)
    소울소스
    소울소스, 김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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