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서정적인 기타 리프와 빠른 템포가 길게 이어지는 전주로부터 나레이션이 쌓이듯 고조됩니다. 이후, 2분여부터 폭발하기 시작하는 전반부와, 리듬을 잘게 쪼개듯 변칙적으로 전개하다 다시 한 번 빠르게 터뜨리는 후반부가 순차적으로 이어집니다. 이 정서를 갈무리하고 나면 7분여가 지나가죠. 네, (어쨌든 더 짧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지만) 밴드가 하고 싶은 건 다 쏟아낸 듯한 인상의 곡입니다. 하나의 악상에서 출발한 두 버전의 노래를 각각 이어놓은 것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구성의 응집력이자 서사의 헐거움은 아쉽지만, 안정적인 연주와 스크리모 특유의 듣는 맛을 즐긴다면 감상의 포인트가 꽤 확실한 곡이기도 합니다. ★★★☆

[조일동] 포스트록을 연상시키는 진행이 인상적이다. 코드 플레이와 리프가 공존하며 만드는 긴 호흡 서사가 돋보인다. 컴백작 「Make It Count」(2019)부터 기존의 메탈코어 성향 위에 다양한 스타일을 덧입히기 시작했음을 생각하면 현재 리츄얼리티의 모습은 낯섦보다 수긍의 반응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굵직한 그로울링으로 Envy를 듣는 기분이랄까? 동시에 슈게이징 스타일로 침잠하지 않으면서 리츄얼리티의 뿌리가 하드코어/메탈코어에 있음을 강조한다. 밴드의 성장을 증명하는 멋진 트랙이다. ★★★☆

[차유정] 장르가 주는 특유의 무거움을 받아들이면서도 부분적인 차이점을 최대한으로 살리려고 한 실험이 돋보인다. 좋은 연주곡의 성격과 그리고 서사시의 느낌들 묵시록 같은 스타일의 조화는 자칫 인위적으로 들릴 위험도 많지만, 서로 잘 맞물리지 않는 음률의 감정을 멀리서 지켜보듯 담아내는 구성이 매력적이다. 하드코어의 얼굴은 변하지 않는 틀의 아름다움에 있다는걸 알려주는 싱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