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82-4] 오방신과 「허송세월말어라」

오방신과 『오방神과』
949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0.01
Volume 1
장르 크로스오버
레이블 이희문컴퍼니
유통사 미러볼뮤직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씽씽으로 활동하며 경기 민요를 서양의 그루브와 절묘하게 뒤섞어 국제적 화제를 모았던 ‘국악계의 이단아(?)’ 이희문이 돌아왔다. 비록 2017년 NPR라이브 영상이 크게 화제가 된 이후 한창 회자될 무렵에 씽씽은 해체를 했지만 그는 ‘이희문프로젝트 날[陧]’과 ‘한국 남자’ 등의 여러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왔다. 그렇게 다방면으로 진행된 그의 대중가요와의 크로스오버 프로젝트들 가운데 한 가지로 KBS TV의 ‘도올아인 오방간다’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만든 팀이 바로 이 곡의 주인공 오방신과다. 정확히는 언급한 해당 프로그램에서 이희문과 노선택과 소울소스의 노선택이 함께 작업해 만들었던 곡들을 신승태(씽씽), 스마일리송 등의 도움 속에 재편곡하여 완성한 작품이 바로 『오방神과』라고 할 수 있다. 경기민요의 구성진 플로우가 레게와 소울, 그리고 트로트의 감성까지 뒤섞여 흥을 돋우는 이 앨범의 음악들 가운데 타이틀인 이 곡은 일단 한국형 ‘트로트고고’시대의 감성과 서구 ‘펑키소울’이 절묘하게 엉켜있다. 물론 사운드의 비중은 좀 더 서구형에 가있는 것 같지만, 이희문의 구성진 민요 가창과 뭔가 뽕기 어린 멜로디가 흐르면서 마치 전통 ‘줄타기 묘기’를 보는 것 같은 균형감각을 유지한다. 서구 훵크/레게 사운드의 전통에 대한 한국 인디 씬의 다양한 해석과 실험 가운데 또 하나의 의미있는 결과물로 남을 밴드와 작품이라 평가하고 싶다. ★★★☆

 

[박병운] 씽씽의 행보는 마무리 되었으나 한번 보면 결코 잊기 힘든 무대 매너와 노출을 꺼리지 않는 끼를 덮을 순 없었던 모양. 오방신과에서의 이희문의 목소리와 흥은 이렇듯 아주 건강하게 살아있다. 시작은 아마도 공중파 프로그램 《도올아인 오방간다》(2019)에서의 무대가 계기가 아니었을까. 조선아이돌 놈놈, 노선택과소울소스의 노선택 등 음악동료들과 얼기설기 맺은 인연과 각 영역 꾼으로서의 연대는 일련의 공연에 이어 하나의 음반으로 결실을 보았다. 「허송세월말어라」는 경기민요 「사발가」를 원전으로 하고 있지만, 민족의 비극적 근대사 대신 ‘이내 가슴 타는데 연기도 김도 안 나네’라는 구성진 회한의 가사를 품으며 보다 개인의 영역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 민요록에 탄력을 새기는 역할은 훵키한 양악기들의 연주다. 뽕을 표방하지만 국적 불명의 지표가 아닌, 누가 들어도 명료한 민속음악에 기반한 위치와 친근함이라는 미덕을 앞세운다. 청룡, 백호, 주작, 현무에 해당할 각 사신의 포지션과 더불어 중앙에 자신의 자리를 놓은 이희문의 재기와 자신감은 이렇듯 여전하다. ★★★☆

 

[정병욱] 비주얼이나 퍼포먼스의 파격 없이도 씽씽이 그 신선함을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의 음악이 서로 익히 어울리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요소들을 한데 조화롭게 품었던 까닭에 있다. 말하자면 이는 구체적인 결과를 굳이 들추지 않아도, 분명 새로운 미학에 대한 기대가 자연스레 뒤따르는 것이었다. 그러나 오방신과의 콘셉트와 지향점은 조금 달라 보인다. 그중에서도 리듬과 리듬, 멜로디와 반주 등 각 조합이 저마다의 엇박으로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건드렁」, 「긴 난봉」, 「타령」 등과 달리 유독 안전한 조합을 시도한 첫 트랙 「허송세월말어라」에 대한 아쉬움이 크게 다가온다. 노래에는 여전히 상호 배타적인 서구 대중음악의 갈래와 민속음악이 함께 뒤섞이고 있지만, 각각의 차이들이 기존의 양태를 온존한 채 버무려지기보다 애초의 엇비슷한 요소들이 만나 경계를 뭉뚱그리며 각 존재감이 희미하게 일원화 된 구상으로 완성되고 있다. 신시사이저의 과장된 애시드 사운드와 브라스 파트의 훵키 그루브가 분명 선연하지만, 마치 해당 곡이 애초에 존재했던 것처럼 자연스럽고 유연하게 묻어나는 이희문의 가창이 들어서며, 이는 그저 거대한 뽕끼로 환원한다. ★★☆

 

[조일동] 소울소스를 통해 훵크의 틀 안에 레게와 민요를 아무렇지 않게 담아내던 노선택과 이희문이 만나서 만든 음악이라면 뽕끼와 훵끼가 난무할 것임을 쉬이 예상할 수 있다. 와와 페달을 밟아가며 끊어내는 리듬 기타와 색소폰과 트럼펫 리프가 자아내는 빤딱거리는 훵크 기운 사이로 삐죽 튀어나온 소위 뽕록(혹은 뽕짝록) 스타일의 키보드 리드를 만나는 순간, 그 정도는 이미 예상을 넘어선다. 1980년대 초반 서울 어딘가 나이트클럽에서 손가락을 찔러대며 춤을 춰야만 할 것 같다. 여기에 이희문과 놈놈의 구성진 목소리가 더해지자 어디에도 없는 오방신과의 음악이 탄생한다. 서구적 화음이 아니라 제창의 형식으로 진행하다 어느새 메기고 받으며 놈놈의 코러스가 폭발할 즈음 이 음악은 정형화 시킬 수 없는 광란의 몸부림으로 향한다. 막걸리에 럼을 타면 혹시 이런 맛이 나올까? ★★★★

 

[차유정] 무당은 원해 복을 빌어주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신과 대화하는 존재이자 자신의 업덕이 어디에 있는지 눈을 크게 굴리며 찾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이희문은 여기서 무당의 역할을 수행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내가 할일을 찾고 입으로 말할 수 있는 겸허한 주문을 통해 생존과 시간의 귀함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민요의 창법을 잘 살리고 있지만 개성있는 목소리를 좀더 크로스오버의 영역으로 자연스럽게 끌고 온 기분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새해의 살풀이 사운드 트랙으로 더 없이 적합한 싱글이라고 할 수 있겠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허송세월말어라
    미상
    선란희
    이희문, 노선택, 신승태, 조원석, 박현준, 선란희, 유나팔, 송승호, 송영우, 강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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