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운] 꿈같은, 하지만 차마 꿈이 아니길 원하는 순간을 포착하고 간곡히 새기는 신스팝 기조의 전자음악이다. 음악인 본인은 만들 당시엔 여름에 어울릴 곡이라고 했다던가. 여름이니까 가능한 마음의 미열, 그리고 미열을 핑계로 내보일 수 있는 상대방에 대한 감정을 세밀하게 전달한다. 무엇보다 어딘가의 참여, 어딘가의 수록이 아닌 음반의 형태로 그의 음반을 온전하게 만나게 되어 반갑다. ★★★☆

[정병욱] 시간은 상대적이며, 관계의 온도에 따라서도 그렇다. 이 노래는 그와 관련된 특정 순간을 그린다. 뜨겁게 타오르지도, 차갑게 냉담하지도 않은 채 서로 혹은 누군가를 향한 감정과 사유가 큰 진폭으로 요동하는 옴짝달싹한 시간. 멀찌감치 경계하며 맴도는 무채색의 인트로와 이내 켜켜이 덧대는 몽환적 사운드의 레이어, 틈을 파고드는 선명한 전자음이 그 시간이 주는 가사의 솔직함과 담백함, 설레임을 고스란히 대변한다. 한잔의 룰루랄라 컴필레이션 『Monday Seoul 1st Impact』(2013)에 수록된 「난파」와 보컬 피쳐링으로 참여한 『공중도덕』(2015)에서 일찌감치 차분히 부유하는 신스팝 사운드 위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낭만을 들려주었던 코스모스슈퍼스타의 보컬은, 그것이 20여 년 전 전자양이 일으킨 파문의 결과이자 현 시점 여전히 낯설고도 익숙한 어법이라는 사실을 연상시킨다. 그 모든 것이 노래의 공명과 설득력과는 절대 무관하다는 사실까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