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깨끗하고 편안하게 꽂히는 리듬과 종종 뜬금없을 타이밍에 들어오는 전자음에서, 에너지는 발산하되 딱 필요한 만큼 관심을 끌어내는 송메이커로서 이 트리오의 경험치를 실감하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 이 팀도 벌써 10년 기념이군요.) 종종 보여주던 실험적인 면모가 부담스러우셨을 분이라도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트리오 연주의 기본 하에 적절한 ‘낯설게 하기’를 병행하는 곡입니다. 로킹하게 속도를 올리는 드럼, 가볍고 화사한 터치로 멜로디를 밖에서부터 끌어안듯 커버하는 윤석철 특유의 건반 터치의 조합, 거기에 굵직한 보컬과 뿅뿅거리는 전자음이 끼어들 즈음이면 딱히 장르적 수사가 없어도, 누구나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곡이지 않나 싶습니다. ★★★☆

[조일동] 현대 재즈의 숨 가쁜 변신을 맛보려면 ECM보다 Bluenote의 카탈로그를 뒤적여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윤석철트리오는 재즈를 바탕으로 힙합, 네오소울, 나아가 일렉트로니카의 성향까지 흡수한다. 미국 재즈를 이끄는 젊은 세대의 시도와 맞닿아있다. 그러나 거기에 머물지 않는다. 윤석철트리오의 사운드는 좀 더 밝고, 선명하다. 이 곡은 트리오가 그간 쌓아온 흐름을 좀 더 짜릿하게 튕기는 느낌이다. 드럼 연주, 특히 하이햇을 닫으며 만드는 조이는 맛은 다양한 효과음과 시도를 찰떡같이 하나로 모아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