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운] 도입부를 시작하는 두텁고 무거운 관악(디저리두) 부분이 다른 밴드와 애니멀다이버스를 구분하게 한다. 심상과 감상을 휘젓는 디저리두 부분을 전담하는 조현의 연주와 별개로 애쉬의 기타는 익숙한 기시감을 선사한다. 때론 모노크롬이 떠오르고, 이들의 연주가 서로 간에 개입하며 무르익을 때는 Chemical Brothers의 빅비트를 어느 정도 닮아간다. 이미 싱글의 형태로 익숙한 곡이지만, 다시금 불린 것은 명료한 대중성과 이들만의 채색이 굵은 브러시로 칠을 가하는 전형적인 이들다움이 뚜렷해서인 듯. ★★★☆

[열심히] 디저리두라는 호주 전통 악기가 전해주는 저음과 지글거림이 묘한 현장감과 불온감을 만들어냅니다. 이 위로 기타 연주와, 고전적인 플로어 댄서블 일렉트로닉 방식의 작법이 붙으며 독특한 느낌이 배가됩니다. 프로디지가 핫 하던 시절 '록킹한 일렉트로닉’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사운드 곳곳에서 실험적인 접근이 돋보이는 팀과 곡입니다. 5분이 넘는 짧지 않은 러닝타임 돋안 전반부와 후반부가 얼핏 나뉘는 전개를 보여주는데, 다채로운 사운드가 들고 나며 빡세게 달리기보다는 적절한 완급으로 그루브 있게 전개되는 초반부의 흡인력이, 이후 극적인 서사를 도모하는 후반부보다 더 타이트하면서도 신선하게 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