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61-1] 레인보우99 「상패동」

레인보우99 (Rainbow99) 『동두천』
1,086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9.07
Volume 7
장르 일렉트로니카
레이블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유통사 포크라노스
공식사이트 [Click]

[박병운] 당장에 고발뉴스나 밀착취재 등의 매체들이 향유자들에게 심어주는 분노와 울컥함도 필요한 감정일테고, 그것 역시 이 음악(들)이 낳을 일부 성과이기도 할 것이다. 그럼에도 풀기 힘든 불가해한 감정과 복잡한 사고의 처리는 더 솔직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일단 음악인이 현장과 공기에서 느꼈을 여러 감정의 타래는 그 자체로 청산되지 못한 역사와 사실의 문제들과 섞인 채 한 장의 답안지라는 답변을 애초에 불가능하게 만든다. 국가와 개인, 성 정치학, 식민지, 권력 이론 등 아는 이야기, 어디서 듣던 풍월은 죄다 끌어들여 오만 생각을 피우게 만드는 동두천이라는 한반도의 지형은 오래도록 무거운 생각의 짐을 남긴다. 처음엔 노이즈가 목적이었던 결과물은 애상이 서린 선율이 붙게 되었고, 낮은 기류와 드높은 천상 사이의 무언가가 되었다. 모노리스를 닮은 검고 반듯한 추모비나 고정되어 박힌 배경음악의 운명을 거부하고 생생하게 대화를 거는 그 무언가. 음악을 품은 음악 바깥의 그것으로. ★★★★☆

 

[유성은] 동두천 몽키하우스에서 정량보다 매우 과도하게 주사된 성병의 특효약인 항생제 페니실린은 통상적으로 10%에 가까운 이들에게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있는 항생제이다. 0.03%에 가까운 사람들은 소위 페니실린 쇼크로 불리는 극심한 아나필락시스 쇼크 반응으로 즉각적인 사망에 이르게도 한다. 국가는 미군을 위한 성기지를 구축함에 있어 단순히 이용자들에 신뢰를 주기 위해 가장 단순하고 필수적인 알러지 테스트도 없이 무분별하게 자국민들을 '살균'시켰다. 이제 없는 그들의 공간에 서서 만들어낸 7분 55초의 음악. 레인보우99가 담아낸 감정은 슬픈 시간에 대한 것이었다. 상패동 무연고 묘지의 혼령들에 대한 일종의 송가. 앰비언트가 담아내는 거대한 공간감은 슬픔과 희생을 기반으로 했기에 말 한마디 없이도 듣는 사람의 마음에 직접 닿는다. 현재의 역사를 분석하는 것은 너무도 힘든 일이지만, 과거의 역사를 바라보고 그것을 분석하여 현재의 밑거름으로 삼는것은 너무도 필요한 일이다. 이 음악은 강요하지 않는 감정이 불러일으키는 가장 진실한 반응을 기꺼이 이끌어 낸다. ★★★★☆

 

[차유정] 음악을 위한 것이 아닌 지형적 사고 안에서의 사운드는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나름의 답을 적은 쪽지처럼 다가오는 싱글이다. 귀로 들었을 때의 움직임을 좀더 생동감있게 느끼려면 뮤직비디오와 함께 붙여서 체험해봐야 하는데 사운드와 이미지 모두 기억 속의 과거를 불러오는 문장을 쓴 것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는 동네의 출발점을 찍어놓고 고난의 연대기를 길에 새겨놓았다. 인간의 서사를 알고 싶은 욕구보다 '여기'의 근원적인 시작이 어디인지에 대한 질문은 나름의 경험이 집약된 사람이 보는 또다른 세상의 관점이다. 추상적이고 벗어날 수 없는 굴레를 전위적으로 쌓아올린 부분도 있지만 그보다 새로운 관점 안에서 내가 사는 세상을 보려고 하는 의지와 상처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는 싱글이기도 하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상패동
    레인보우99
    레인보우99
    레인보우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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