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48-4] 정태춘 「사람들 2019'」

정태춘 『사람들 2019'』
69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9.04
Volume EP
장르 포크
레이블 삶의문화
유통사 유니버셜뮤직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나는 정태춘의 군소리를 사랑한다. 그가 군소리로 말할 때마다 말하는 톤도 사랑한다. 그 속에서는 사실은 제주도 강요배 전시회를 갔다는 귀띔도, 천상병 시인의 해맑은 웃음도, 노찾사가 부르는 친일 가요도 생생함을 가득 머금고 다가온다. 그와 같이 시작한 사람들은 많았으되, 아무도 그가 묘파한 길로 가지 않았다. 뚜렷한 메세지보다 자신의 시선을 있는 그대로 펼쳐놓는 90년대의「사람들」은 그 자체로도 걸작이라 불러 마땅한 것이었다. 그래서 지금 이 시기의 노래에 좀 더 날을 세운 감도 없지 않아 있었다. 너무 무른 게 아닌가, 애매하지 않은가. 그러나 그렇게 쉽사리 그런 결론을 못 내렸다. 여전한 그의 군소리 덕분이다. 그 군소리에는 자칫 멜로디의 미학 속에 탈락 할 수 있었던 많은 삶들을 넉넉한 품으로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예전만큼이나 섬세한 호명도 잊고 체념도 달관한 사람이 마치 안부 인사마냥 가사를 읊는 대목을 지나갈 때, 그리고 ‘피곤하시군요’라고 말하는 정태춘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나는 결국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 여전히 이런 생생함을 정태춘보다 잘 묘파하는 사람은 없다. 한없이 기쁘고 한없이 슬퍼서 멍하니 앉아 있게 된다. ★★★★★

 

[김예원] 젊은 시절에 발매했던 곡을 세월이 흐른 뒤에 다시 부르는 가수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지나간 세월이 드러나는 목소리로 다시 부르는 노래는 원곡이 최고라는 공식을 깨고 원곡과 대등할 정도로 좋은 곡이 된다. 그래서 나는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만들어진 노래들을 참 좋아한다. 「사람들 2019」의 원곡은 『92년 장마, 종로에서』(1993)에 수록되었다. 「사람들 2019」로 제목이 미세하게 달라졌듯, 집중해서 들어보면 가사가 담고 있는 내용에서 시간이 흘러 변한 정태춘의 삶과 시선이 나타난다. 지인들의 이름과 솔직한 시선이 드러난 가사는 오히려 가수의 진짜 모습에 더 가까이 다가가 공감할 수 있게 해준다. ★★★☆

 

[박병운] 이 누추하고 붕괴하는 세계 안에서도 따스한 코러스가 사연 있는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을 격려하고 보듬는다. "론(Loan)"으로 대변되는 묵직하게 누르는 빚의 삶과 탕감을 상징하는 "로또(Lotto)"에의 헛된 손짓이 교차하는 서울 생활이 노년 철학자의 가사와 여전한 목소리 안에 실감 나게 실린다. 정태춘이라는 이름은 적지 않은 이들에게 언제나 뒤늦은 고백이든 새삼스러운 부채감의 실토를 낳게 하는 상징이다. 정태춘의 곡을 말하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싱글이나 음반을 말하는 것이 아닌 수많은 작성자의 정치와 삶에 대한 고백을 낳게 하는 일종의 트리거이기도 하다. 지금 이 시점에서 나로선 수북한 넋두리를 애써 누르며 한 음악인의 건재에 대한 고마움을 이렇게 짧게 표낼 뿐이다. ★★★☆

 

[차유정] 20년 전에 사람들은 보는 것도 느끼는 것도 두려워 했다. 하지만 그걸 숨겼다. 삶에 찌들어있지만 희망이 앞에 있다는 이야기로 다이빙하는 마지막 시대에서 웃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정태춘은 그런 사람들을 바라보며 한편으로는 연민을 느꼈지만, 또 한편으로는 깊은 우울감을 감출수 없는 채로 노래했다. 세월이 흘러도 내일이 전부인 사람들은 여전히 여기 있다. 2019년에 다시 돌아온 「사람들 2019」에서 사람은 보고 느끼는 것은 있지만 앞으로 나갈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는 그 사람들을 묵묵히 본다. 지켜볼 수조차 없었던 여유없던 자신을 내려놓고, 스쳐가는 지금 속에 절망을 품은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보려는 그의 노력은 여전히 날이 서있다. 오히려 그 점이 사람을 푸근하게 만든다. 지금은 사람을 그냥 봐주는 시대가 아니라서.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사람들 2019'
    정태춘
    정태춘
    정태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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