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포스트 그런지라는 장르는 록 팬들에게 양면의 대접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가끔씩 한다. 과거만큼 고전적인 하드 록/메탈 장르가 대중의 사랑을 보편적으로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포스트 그런지는 가장 대중적으로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동시에 연주를 중심으로 음악을 듣는 매니아들에겐 뭔가 ‘뻔하다, 식상하다’는 느낌을 안겨주기 좋은 면도 존재한다. 그래서 이 장르를 소화하려는 밴드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첫째도, 둘째도 ‘좋은 멜로디 라인’이다. 허니페퍼는 이번 곡에서도 꽤 괜찮은 멜로디를 구성해내는 능력을 십분 발휘했다. 한 번 들어도 인상적일 좋은 훅을 가지고 있으며, (해외 동종 밴드들의 스타일을 연상시키긴 하지만) 인상적 리프와 스트로크로 곡의 텐션을 잘 유지한다. ‘장르의 정석’을 잘 이해하고 완성해낸 록 트랙이다. ★★★☆

[유성은] 「Higher」는 헤비함을 지탱하는 다이내믹한 밴드 사운드 위에 허스키하게 깔리는 보컬의 카리스마가 인상적인 곡이다. 이제까지 발표한 허니페퍼의 곡들은 포스트 그런지 중에서도 진중하고 장엄한 Creed 류의 색깔이 강했다면, 이번 싱글은 Nickelback이나 Foo Fighters의 달리는 곡들이 생각나는 구성이다. 헤비한 와중에도 또렷하게 묘사된 멜로디 라인은 향상심으로 점철된 곡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4분의 짧은 연주 시간에도 진득하게 전개하는 기타 솔로의 묵직함은 파괴적인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