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39-4] 스마일리스마일 「42000ft」

스마일리스마일 (Smileysmile) 『42000ft』
895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9.02
Volume EP
장르 일렉트로니카
레이블 오름 Ent.
유통사 소니뮤직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고등학교 시절부터 서로를 알고 지냈으며, 밴드 파블로프에서 기타와 베이스로 함께 했었던 류준과 박준철이 새롭게 결성한 일렉트로닉/인디팝 듀오 스마일리스마일의 데뷔 EP 타이틀곡. 「42000ft」는 선공개 싱글 「SmileySmile」에서 들려주었던 시티팝 분위기를 담은 사운드가 스마일리스마일의 전부가 아님을 들려준다. 이 곡에서 그들은 다른 곡들에서 보여주는 기타와 베이스의 매끈한 리듬감보다는 신시사이저의 이펙트가 전하는 몽환성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부유하듯 흐르는 류준의 보컬은 곡의 중심을 잘 잡아준다. 해외 초창기 일렉트로닉 팝의 개척자들이 보여준 서늘한 소리의 온도를 계승하는 신시사이저의 연주와 중반부의 섬세한 기타 솔로 등 모든 악기들은 자연스럽게 보컬과 가사에서 드러나는 감정을 뒷받침하는 데 봉사하며 유기적인 통합을 보여준다. 그들이 추구하는 도회적 공간감이 갖는 스펙트럼이 절대 단순하지 않고 다양한 변주가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곡이다. ★★★☆

 

[박병운] 사적인 고백을 하나 하자면, 비행기를 한번도 탑승한 적이 없다. 그래서 항공기 안에서의 고독이나 달팽이관이 느낄 경미하지만 잊기 힘들 고통을 느껴본 적이 없다. 그 경미한 고통과 아득함은 어떤 것일까. 그것도 헤어짐이라는 울적함이 동반된 옥죄는 감정과 함께라면 말이지. 곡을 빌어 상상해본다. 중력의 원칙을 입은 채로 추락하는 흉부의 고통을 반대 방향으로 안고 가는 것일까. 아니면 오히려 그것은 수면욕에 가까울 정도의 고즈넉함이 극단의 상태로 아련해지는 것을 뜻하는 걸까. 웃음과 기쁨을 자주 말할 생각이 없기에 의도적으로 지은 것일 밴드명처럼 이 듀오가 만든 사운드는 쓸쓸하다. 그렇지만 공명을 의도하며 마음의 동참자들에게 진동과 전파를 보낸다. 수신하는 자 거기 어디 있는가. 이 뚝뚝 떨어지는 앰비언스 안엔 온기와 호흡이 감지된다. ★★★☆

 

[정병욱] 42,000피트. 일반 항공기가 비행 가능한 실용 고도 한도라고 한다. 이 같은 높이를 날아가는 비행을 연인 관계에 비유한, 낭만과 현실 사이께 가사는 구상과 추상을 오가는 스마일리스마일의 음악적 태도와 일치한다. 그저 시티팝 유행의 잔재나 신해경의 『나의 가역반응』(2017)을 더듬는 드림팝이나 앰비언스로 뭉뚱그리기에 이들의 음악은 꽤나 구체적이다. 노래 주제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인트로의 스토리텔링부터 신시사이저 사운드의 부유감을 뒷받침하는 부지런한 건반 루프 사운드, 고도를 점차 거슬러 올라가는 기타 등 「42000ft」가 그리는 소리의 이미지는 부분으로나 총체로나 스마일리스마일이 의도하는 개념으로 충만하다. 스치는 환영으로서의 미적 가상이 아닌 현실 세계의 감각을 대변하는 미적 실재로서 듣는 이를 유인하고, 오성(悟性)과 상상력을 아무런 개념 없이 연관짓는 것이 아닌 설득력 있게 직관을 구현해내는 것. 비단 이 트랙만이 아니라 각 싱글 제목이 상징하는 공간성을 충실히 재현한 앨범의 콘셉트는 스마일리스마일이라는 그룹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킨다. 가사와 표현에서 보편적 공감이 충분히 가능한 낭만이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는 작가 본위의 미시적 관점에서 빛을 발하는 감상이기도 하다. 잘 짜인 멋진 트랙이지만, 그 종합이 일순의 신선한 구상도와 선형적인 사운드텔링의 극적 쾌감도 마련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오를 수 있는 고도가 아직 더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

 

[차유정] 움직이지 않는 상념들을 조금이라도 가까이 끌어 당겨서 얘기할만한 지점에 세워둔다. 높은 상공에서 수채화를 그리는 듯한 부감과 수분이 가득 차오르는 질감 안에서 누군가와 말한다는 느낌은 어떤 것일지. 밴드는 나직하면서도 여유있게 표현한다. 나른함과 몽롱함 대신에 약간의 긴장감이 서려있는 팝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42000ft
    박준철
    박준철, 류준
    박준철, 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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