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34-3] 도시 「달 그림자」

여러 아티스트 (Various Aritsts) 『아리랑×? Vol.2』
1,09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9.01
Volume Compilation
장르 크로스오버
레이블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유통사 먼데이브런치
공식사이트 [Click]

[김용민] 서양악기와 국악기의 크로스오버에는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필자는 그중에서도 선택의 어려움을 꼽겠다. 물론 여타 장르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라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악기의 선택부터 창법, 그리고 전통음악에서의 ‘여백의 미’에 대한 고려까지도 필요하다. 단순히 느낌에 의존하기에 너무나 많은 계산적인 선택들이 음악적 질감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어려움은 치열한 고민과 노력이 없이는 타파할 수 없는 말 그대로 정직한 난이도의 문제다. 그만큼 만족시키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고.「달 그림자」는 경이롭게도 그 문제에 대한 고민과 해결책이 간결한 시간 내에 압축되어 있다. 빠른 템포로 강렬한 첫인상을 뿌리고, 8분의 7박이라는 엇박의 리듬 속에, 최대한 많은 세션을 꾹꾹 눌러담아 격정적인 느낌을 적절한 긴장감과 연결하고 있다. 특이하게, 브레이킹보다는 기타 백킹에 의해 전달하는 록킹한 느낌이 백미다. 창과 팝 보컬, 중간에서 외줄타기를 하는 보컬은 어떤가. 「달 그림자」에는 이지리스닝의 품격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젊다고 생각하는 것은, 고민에 대한 해결책이 시원하다. 대처의 획일성이 아닌, 부분에 대한 섬세한 진단은 이 그룹에 대한 기대를 하게 만드는 음악적 수준이다. ★★★★

 

[정병욱] 2018년 두번째로 열린 창작곡 공모 프로젝트 《아리랑×?》은,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서정민요 아리랑의 현대적이고 친숙한 변용 및 해석에 높은 가치를 둔다. 실제로 60여 종, 수천 가지에 이르는 아리랑 버전처럼 장르와 양태에 구별을 두지 않고 다양한 현대 대중음악 장르 곡들로 수상작들을 선정한 전례를 보면, 그와 같은 기준을 짐작할 수 있다. 말하자면 아리랑과 형식적으로 유사한 국악 기반의 창작 음악이 아닌, 가사와 정서적 측면에서 유사성을 갖는 서정적인 대중음악들이 선정 리스트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 도시의 「달 그림자」는 이러한 와중에 유일하게 선정작에 포함된 국악 크로스오버 곡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빛난다. 뿐만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도 이 곡이 명목상의 끼워 넣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대금과 구음을 맡은 하동민을 중심으로 피리, 거문고 등의 국악기와 기타, 베이스, 드럼 등의 밴드 사운드를 아우르는 도시의 음악은, 《21C 한국음악프로젝트 2018》 금상을 수상한 「매풍(魅風)」(2018)에서도 드러나듯 국악의 미학과 대중음악의 쾌가 워낙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달 그림자」는 전작에서 증명한 악기들의 밸런스 및 드라마틱한 구성 위에, 개별 스토리를 갖춘 가사와 처연한 멜로디로 구체성을 더했다. 노래 초장부터 과감히 모습을 드러내는 후렴의 절정 파트에는, 이별의 상념을 처절히 토해내는 가창의 뒤를 따라 대금의 곡소리, 피리의 화려한 솔로가 빠르고 적절한 타이밍으로 이어지고, 거문고의 리프는 리듬 섹션을 뒷받침하며 소리의 빈 공간을 빼곡히 채운다. 대중음악에 익숙지 않은 빠른 7박의 호흡으로도 충분히 가사와 정서를 전달하는 서사의 집중력과 시종일관 꽉 찬 사운드에도 지루함 없이 생생한 활력을 더하는 다양한 악기 파트의 매력은 비슷한 방식으로 무수히 시도되는 크로스오버, 월드 뮤직 음악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아리랑의 정서를 ‘이별의 한’으로 풀이한 무척 전형적인 해석에도, 이를 더욱더 적극적으로 역동적으로 해소하는 무속의 신명풀이와 같은 악곡을 통해, 노래는 새로운 어법에 매이지 않는 신선한 활력을 얻는다. ★★★★

 

[차유정] 크로스오버는 항상 코에 붙이면 코걸이, 귀에 붙이면 귀걸이다. 그것이 함정이 되기도 하고 결과물이 되기도 한다. 이 싱글의 경우는 딱 중간 지점에서 멈춰 선 것 같다. '아리랑'이라는 텍스트가 아직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리랑을 쓸 때, 그것을 통해 민요나 국악이 꾸며낸 얼굴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싶다는 이야기가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 그런데 빌려오는 텍스트에 비해서 이들의 이야기가 잘 느껴지진 않는다. 이야기를 잘 찾아낼 수 있다면, 다음에는 보다 풍부한 소리와 음악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3
    달 그림자 - 도시
    하동민
    하동민, 이준혁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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