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27-2] 백현진×김나언 「그 근처 (feat. 김오키새턴발라드)」

백현진×김나언 『그 근처』
1,646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8.12
Volume Digital Single
장르
레이블 비트볼뮤직
유통사 오감 Ent.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백현진의 목소리는 확실히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서두를 가지고 있다. 노이즈와 몇 개의 피아노 음이 잇따라 이어지는 자리에서 백현진의 목소리는 불쑥 나오며 이 곡에 흐르는 혈관들을 보여준다. 그 뒤로 등장하는 음악과 백현진은 같은 간격을 유지하면서 자신만의 리듬을 따라간다. 노이즈를 따라 닮아가는 백현진의 목소리 옆에서 문득 김오키의 색소폰이 등장한다. 이 또한 백현진의 목소리를 따라 감정의 골수까지 천천히 긁어내린다. 미처 닿지 않은 등에 주저 없이 손을 뻗어 깊숙하게 긁는다. 그렇게 긁어내린 곳에 김나언이 만든 노이즈와 신시사이저가 마치 연고처럼 들어온다. 밀물처럼 밀려오는 사운드를 들으며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는 사실도 잊었다.(긴 곡임에도 불구하고 이정도 흡입력을 갖춘 싱글이 과연 몇이나 될런지.) 듣고 나니, 피가 돌고 돌아 따듯해진 나를 발견했다. 내가 이 싱글을 좋아하는 이유다. ★★★★

 

[박병운] 백현진의 목소리가 나오기 전과 후, 어쩔 수 없는 적적한 쓸쓸함이 묻을 것은 예상였다. 마치 제비다방에서 출발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까지 걷는 1시간 50여 분의 도보 약 7km의 여정(네이버/다음넷 지도 서비스 정보 참조) 같은 기분이다. 이 계절이라면 1시간 50분간 걷다 회고하고 고민하다 보면 답은 찾지 못해도 자급적인 고독을 생산하기엔 적절하다 싶다. 백현진의 예의 끓는 보컬에 김나언의 방울방울 거품 올라오는 신시사이저와 사운드메이킹, 무엇보다 소화기 분말처럼 뿜는 김오키의 연주가 보태지면 당신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그것이 들릴 것이다. 보도자료는 '성인 가요'를 언급하지만 내게 이것은 위장한 예술적 언사로 읽힌다. 우리 시대의 성인 가요는 이 곡의 7분 54초 런닝타임 보다 몇 년 전부터 그냥 김연자의 「아모르 파티」(2013)로 시대정신을 점찍었건만. 누구나 다 아는 사실 아니겠는가. 이 곡은 이미 후반부, 통념을 벗어난 채로 목소리에서 지글거리는 전자음의 점묘로 자리를 옮기며 자신만의 독자와 청자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은] 20초에 달하는 인트로 단음의 정적은 8분에 가까운 곡을 항해하기 위한 준비작업 임에 틀림없다. 포스트록을 연상시키는 김나언의 사운드 메이킹이 전달하는 막연함과 생소함에 압도당하다가도, 결국 백현진의 잔 떨림과 불안정한 보컬이 주는 호소력에 빨려들어간다. 결은 전혀 다르지만 실리카겔과 파라솔이 협연한 「Space Angel」(2017)의 이질감 아닌 이질감이 생각나게 하는 그런 발라드 곡이다. 보컬과 비슷한 비중으로 자글자글한 노이즈 위에 전개되는 김오키의 색소폰은 슬픔과 혼돈으로 정신을 휘감아 가고, 특히 곡 후반부 차분한 전자음의 침잠은 경기가 끝난후 손에서 바닥으로 떨어진 농구공처럼 점점 반동을 줄여가며 긴 여운을 드리운다. ★★★★

 

[차유정] 불안감은 한번쯤 입으로 뱉으면 공중에 떠있다가 사라질만한 것인가? 노래를 감싸고 있는 정서지만 그 불안감을 갖고 놀거나 똑바로 바라보는 쪽이 아니라 반복적인 어구를 되새기면서 조금씩 소멸을 주문한다. 작은 알갱이나마 타버리길 갈구하지만, 내안에 있는 불안과 끈적한 점막의 기운들이 쉽지 않다고 말하는 것 같다. 고독한 반복은 안착이 아니라 내가 머물 수밖에 없는 공간이라는 것을 아프게 인정한다. 너무 지난 시간을 바라보는 것 같은 회한이 불편하기도 하지만, 외려 트랙 마지막까지 송곳처럼 긴장감을 유지하며 떠다니는 사운드는 마음에 지닌 공허함을 완성한다. 아직 아무것도 우린 알지 못했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그 근처 (feat. 김오키새턴발라드)
    백현진
    백현진
    백현진, 김나언, 진수영, 김오키, 전제곤, 김창희

Editor

  • About 음악취향Y ( 3,420 Article )
SNS 페이스북 트위터
TOP
Error Message : Query was emp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