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22-3] 애리 「없어지는 길」

애리 (Airy) 『Seeds』
136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8.10
Volume EP
장르 포크
유통사 포크라노스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거의 라이브에 가까운 세션. 너저분하게 종결되는 후반부의 형식. 밴드 세션의 사운드가 보컬의 사운드보다 조금 더 선명하게 들리는 방식들이 귀에 들어온다. 단순한 내용의 가사지만 이러한 선택 덕분에 단순히 이 곡이 추억을 이야기하는 것만은 아님을, 외려 애증의 감정마저도 포함되는 날 것을 드러낸다는 사실을 넌지시 알려준다. 베이스 현이 튕겨지는 소리와 기타 이펙트 사운드가 엇갈리면서 내는 지점들 또한 그런 감정들의 첨예하고 섬세한 면을 짚어준다. 이윽고 가사에 공간이 생기고 그 공간 속에 깃든 감정들이 하나둘 조심스레 모습을 드러낸다. 음악의 고민은 결국 사운드의 고민이라는 점을 이 곡만큼이나 잘 이해한 경우도 드물다. 자신의 곡이 어떤 사운드를 입었을 때 가장 잘 어울리는 지를 애리는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단순한 가사를 그러한 사운드의 맥락으로 채웠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게 맞아 들어갔다는 자체를 칭찬하고 싶다. 무엇보다 자신의 사운드에 대한 어떤 주관을 가지고 임한다는 생각이 이 곡 뿐만 아니라 EP 전체에서도 나타난다는 점에서 한없이 미쁘기 그지없다. ★★★★

 

[김성환] 신예 포크 록/인디 팝 싱어송라이터 애리의 첫 EP 『Seeds』의 타이틀곡인 이 노래는 앨범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사이키델릭, 애시드의 요소들이 전면으로 가장 많이 부각된 곡이다. 기타 연주의 부유하는 분위기가 끌어낸 우울한 기운이 곡을 주도하지만, 뒤를 받쳐주는 조밀한 그루브가 작지만 치밀한 긴장감을 곡에 실어준다. 그리고 그 위에서 애리의 보컬은 곡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 외에도 자신의 목소리로 허무와 공허의 감정을 가감 없이 풀어낸다. 6분이 넘는 러닝 타임 속에서 반복되는 듯하면서도 사운드의 강렬함과 유연함이 두 물줄기처럼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모습 속에서 애리의 음악적 구성 능력의 비범함이 나타난다. 처음부터 자신의 음악을 드라마틱하게 넓힌 그녀의 과감한 지향이 앞으로 어떻게 더 확장될지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곡이다. ★★★☆

 

[김용민] 단 6줄짜리 가사, 그러나 6분에 달하는 롱 릴리프. 2018년이 저물어가는 언저리에서 이런 시대에 역행하는 곡을 만날지 몰랐다. 생각해보면, 스산하고 쓸쓸한 이 계절 이 시간에 불가사의한 곡들은 많이 나왔다. 그리고 올해, 이 시간의 주인공이라고 하면 애리의 「없어지는 길」이라고 단언한다. 정형적인 가사 구조를 타협없이 차용한 애시드 포크의 모습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형을 통한 희소성의 꼼수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음악에서 어떤 기준을 토대로 수치화하는 것만큼 허황된것도 없지만, 「없어지는 길」에서는 좀처럼 허술한 부분을 느낄수가 없다. 5툴 플레이어라 할 만큼, 연주, 보컬, 편곡의 깊이가 남다르다. 어쩔수 없이 운명적으로 김윤아, 이상은 등등의 뮤즈들이 잠시 스쳐가지만, 향기가 밸 정도로 짙지 않다. 그렇기에 애리는 살아 숨쉰다. 건조한 보컬은 연주는 혼돈과 심연의 경계에서 허우적 댄다. 숨김칼로 살짝 베어낸 연주, 편곡의 애드립들도 일품이다. 그리고 충분히 대중적이면서도 허투루 어렵지도 않은, '높은 곡'의 어떤 자격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물론 알고 있다. 단순히 음악을 잘한다는 것이 좋은 곡을 만드는 충분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그러나 「없어지는 길」을 듣노라면, 이 곡에 흠집을 내기 위해선 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그것이 부질없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된다. 강력하게 추천한다. ★★★★☆

 

[박병운] 큰 무대보단 작은 무대가 많은 씬의 특성상 애리는 이 곡을 밴드 편성이 아닌 홀로 기타를 들고 나온 무대에서 부를 때가 많다. 덕분에 라이브에서는 마무리 대목의 그 적막함이 쓸쓸하게 닿는 기분이 강했다. 스튜디오 밴드 편성으로 듣는 이 노래에선 적막함은 물론이며, 때론 베이스로 인한 절박한 발걸음 같은 박자를, 때론 기타로 인한 파장을, 때론 드럼으로 인한 역동을, 무엇보다 애리의 보컬이 몇 겹을 만들면서 환상성을 배가시킨다. 더욱 치열하게 접근하는 화자의 정서와 사이키델릭한 도취의 기운이 휘감는 후반부는 홀로 선 라이브 무대보다 추가된 런닝 타임을 요구하고, 그만큼 청자의 폐를 쿡 누른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없어지는 길
    애리
    애리
    우기디, 신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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