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21-5] 향니 「불안지옥」

향니 『2』
160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8.10
Volume EP
장르
유통사 포크라노스
공식사이트 [Click]

[박병운] 어디서 날아온 존재인가. 라고 적기엔 무안할 정도로 이미 존재했던 향니는 음반의 도입부 하나로도 새소년이 지나간 2017년 이후의 올해엔 바로 향니가 주인공임을 입증한다. 여기엔 삐삐밴드가 예비한 미래가 현실화한 현재의 모습에 덧붙여, 군 복무로 부재중인 실리카겔 이후의 적자임을 증명하는 온갖 것들이 즐비하다. 흐물흐물하다 의표를 찔러대는 키보드와 불안한 징후를 장난스럽게 내뱉는 이지향의 강력한 존재를 좀체 부인하기 힘들며, 이를 지원하는 휘청대는 코러스 등은 사이키델릭 강국 한반도를 더욱 강력하게 만든다. 1집을 못 알아본 몇 년 전의 무지한 자신을 새삼 탓하게 만든 귀환작. ★★★☆

 

[정병욱] 4년 전 1집 『첫사랑이 되어줘』(2014)와 이번 EP 『2』(2018) 사이 어떤 변화의 계기가 있었던 것일까. 목을 과장되게 눌러 부르는 이지향의 쨍한 보컬과, 꽉 찬 코드 반주를 통해 서사를 이끌어가는 건반의 강렬한 인상이 여전하지만, 두 스타일의 분명한 간극이 들린다. 이른바 이전의 과잉이 마치 명랑하고 숭고한 뮤지컬로 조작된 정서적 과잉, 그리고 그 정서를 빠르게 전환해가는 치기 어린 호흡의 과잉이라면, 이번의 그것은 몰입 과잉에 가깝다. 1집이 자우림, 만쥬한봉지의 사춘기 버전이라면, EP는 초기 Shiina Ringo의 건반 버전이다. 전자가 고조 상태로 높낮이가 서사 흐름의 기준이 된다면, 후자는 위상에 관계없이 노래의 개별적인 깊이가 총체적인 인상의 핵심이 된다. 그리고 향니의 음악을 보편적인 소통 수단으로 이해했을 때 이번 앨범이 가져온 차이가 전작에 비해 훨씬 좋은 징조가 된다. 향니의 음악에서 떠올리는 '포스트 펑크'나 '네오-사이키델리아'와 같은 장르 언어는 기실 1집에 대한 수식으로 잠시 닫아두고 싶다. 한 트랙 내에서도 변화무쌍하게 뒤바뀌는 맥락과 정서는, 그 사운드가 일반 장르 호칭으로서의 사이키델릭과 일변 다를지언정 분위기 자체를 일컫는 언어로써 '사이키델리아'를 느끼게 하던 바가 있다. 그것은 어쩔 수 없이 하나의 '세계'여야만 했다. 하지만 『2』는 다르다. 「불안지옥」만 해도 불안을 증폭하는 악기별 리프들의 횡행과 훨씬 적극적인 노이즈 사운드, 화려함에 초점을 맞춰 구사했던 불협화성의 보다 계획적인 사용을 통해, 음악을 음악으로써 설득할 논거를 갖추게 되었다. 향니 세계에 대한 감응보다 노래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과정이 된 것이다. 그나마 앨범의 통일성 대신 선택한 싱글의 집중력은 각 트랙들마다 전혀 다른 사운드와 분위기로 개별 발현하게 되었다. 실제 뮤지컬이나 극이 아닌 청취 위주의 음악이라면 작가와 청자 사이에 좋은 매개가 될수록 더 좋은 음악이라고 나는 믿는다. 물론 그 역시 재기발랄하고 유쾌한 설득이었지만 단순 "첫사랑이 되어 달라"고 떼쓰는 감정의 전시보다 "불안지옥"이 어떤 것인지 명쾌하고 감각적인 구상을 그리는 쪽이 더 높은 설득력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불안지옥」내에도 향니스러운 정서는 그대로다. 적어도 싱글에 한정해서는 이성을 장착한 완벽한 업그레이드라고 할 수 있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불안지옥
    이지향
    향니
    향니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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