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21-2] 보이어 「부덕의 소치」

보이어 (Voyeur) 『숲에 이르기 직전의 밤』
1,31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8.10
Volume EP
장르
레이블 보틀패닉
유통사 포크라노스
공식사이트 [Click]

[박병운] 매쓰록이라는 장르에 대해선 옆 나라 일본씬에 대해 동경과 유사한 감정이 있었던 터였다. 보이어의 음악을 들을 기회나 결심이 없었다면 괜한 오해 상태로 한 해를 의미없이 지나칠 뻔했다. 청명한 톤으로 '듣기 편함'을 일견 들려주는 듯하지만 실은 정확함과 치밀하게 입장과 퇴장을 반복하는 기타는 물론 능수능란하게 쪼갠 타격감으로 다가오는 드럼 등은 장르를 인식하게 만든다. 여기에 윤형준이 맡은 피아노의 배합이 의외로 데워주는 온기는 장르를 넘어 이들의 음악에 대한 인상을 보다 뚜렷하게 만든다. 제목이 던지는 의기소침한 정서와 달리 후반부 맵싸하게 달리는 기타와 각 파트의 바빠지는 연주는 가사가 없어도 꾸준하게 대화와 대면을 요청하는 생명력 있는 음악이라는 인상을 준다. ★★★☆

 

[정병욱] 포스트록이든, 매쓰록이든 꽤나 고전적인 태도와 방법론으로 우직한 작업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보이어의 신작. 이번 앨범의 타이틀이자 오프닝을 담당하는 「부덕의 소치」는 간결한 구성과 사운드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이 촘촘한 기타 피킹과 나머지 악기들이 만들어내는 팽팽한 그루브의 긴장감이 단순하지 않은 즐거움을 선사하는 포스트록 싱글이다. 전면에 내세운 기타는 점도 높은 톤과 드문드문 절묘한 엇박으로 곡의 전반적인 그루브를 만들어내고, 기타 사운드의 후미를 받치는 청명한 건반은 리듬의 강세에 있어서도 미묘하게 기타의 바로 뒤를 따르며 치열한 밀당을 펼친다. 박자를 가장 잘게 쪼개면서도, 막상 견고하고도 건조하게 중심을 잡아내는 드럼이나 가장 작은 볼륨으로 빈틈을 꼼꼼하게 메우는 베이스도 제 역할을 한다. 적당히 쉬어가며 프레이즈마다 템포의 완급을 반복하는 정직한 서사마저, 브릿지에서는 언제 자신들이 밀당을 했냐는 듯 합을 맞춰 다음 벌스를 준비하는 자세마저 이들답다. 예컨대 이 트랙의 합주는 결과로서의 '부덕의 소치'이기보다, 이를 만회하려는 잘 짜인 약속 대련 이자 조금씩 어긋난 퍼즐의 귀퉁이를 맞춰가는 순도 높은 결단의 전주에 가깝다. ★★★☆

 

[조일동] 피아노, 드럼, 베이스, 기타 사이의 조화가 편안하면서도 귀에 곱게 남는다. 어느 악기가 주도하는 연주곡이 아니라 인터플레이 중심으로 구성되었다는 점에서 '포스트'라는 접두어와 썩 어울리는 모양새다. 포스트록을 앞세우지만, 록에 기반한 드러밍 위로 재즈의 어프로치가 슬쩍 지나가기도 한다. 김동윤을 주축으로 활동 중인 보이어의 두 번째 EP는 이전과 비교해서 장르적으로나 연주에서 보나 확실히 사운드의 품이 넉넉하면서도 정교해졌다. 이 모든 정교함이 특정 악기의 솔로 플레이가 아니라 악기들 사이의 어울림으로 만들어낸 것이라는 점에서 기분이 좋아진다. ★★★★

 

[차유정] 도입부를 듣고 있자니 한없이 말랑말랑한 연주가 지속될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하지만, 의외로 강렬한 서사를 추구하는 통에 기대감을 배신해버리는 재미가 있다. 잘못을 얼버무리고 싶은 상황을 뭉개서 표현하는 한마디의 말로 전락한 '부덕의 소치'라는 표현은 한순간이나마 핑계대기 전에 깊이 생각해 볼만한 여지를 음악이라는 수단으로 풀어놓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의외성은 언제나 재미있는 부분이지만, 의외성 자체가 주제로 드러난 싱글이라는 점이 보다 특이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부덕의 소치
    -
    김동윤
    보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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