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운] 이 '모조품 은하계' 안엔 키보드가 거대한 검은 공간 안에 수많은 작은 빛들을 발산하는 우주를 형성한다. 여기에 중력의 단단한 긴장감을 묘사한 베이스가 나지막하게 운동하고, 기타는 순탄한 활력과 비행을 묘사한다. 음악으로 만들어진 스윙바이(swingby)인 셈이다. 이리하여 한 밴드의 설렘이 깃든 등장은 청자에게 감정이 전이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비로움을 묘사하는 연주의 연출은 우주의 불가해함을 닮아간다. 전자음이 각각의 별들이 뭉친 군집을 만드는 이 씬 안에서 얼마나 뚜렷하게 기억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 ★★☆

[정병욱] 올해 데뷔한 페이크유니버스의 곡들은, 전반적인 무드를 이끄는 신스 사운드, 곡에 속도감과 쾌감을 더하는 리듬 파트만으로도 좋은 퍼포먼스를 들려준다. 여기에 탁월한 멜로디 메이킹과 사운드에 최적화된 보컬의 개성이 쉽게 잊히지 않는 그만의 인상들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A Journey To The Horizon」은 앞서 발표한 싱글 「To Me From Me」(2018)나 앨범 내 다른 수록곡들보다 훨씬 즉각적인 매력의 훅과 이를 주제로써 반복 활용함에도 지루함 없이 무드를 조율하는 경쾌한 SF 판타지 같은 사운드 텔링을 통해 라이브에서 더욱 기대되는 레퍼토리로 완성되었다. 신스 사운드를 착실히 활용한 인트로 및 아웃트로, '자신이 원하는 이상향을 향해 여행을 떠나는' 청춘의 낭만을 경쾌하고 발랄하게 그린 이들의 주제의식 또한 흐뭇한 감상 포인트. 단지 전·후반 반복되는 서사의 경우 지루함 없이 충분함과 발전의 여지에 대한 모색 가능성이 공존하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