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20-4] 에이프릴 「예쁜게 죄」

에이프릴 (April) 『6th Mini Album : The Ruby』
1,338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8.10
Volume EP
장르
레이블 디에스피미디어
유통사 로엔 Ent.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능숙하게 전형을 벗어나는 돌파력이 은근하게 들어있다. 적당한 템포와 텐션만 가지고 이 정도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진행시키는 예는 곡 자체가 잘 되지 않고야 불가능한 일이다. 신시사이저를 기반으로 한 상당히 심플한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그룹의 보컬 멜로디가 중심을 잡고 있다. 그래서 처음 훅으로 접어들었을 때, 나는 이리저리 헤매다가 우연찮게 출구를 찾은 느낌을 받았다. 이게 이렇게 이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과 더불어 처음도 곱씹게 한다. 그렇다고 쉽게 만든 것은 아니다. 적어도 보컬 멜로디를 섬세하게 다듬지 않는 한 불가능한 작업이라는 사실이 즉각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룹의 역량 어필이 제대로 곡 컨셉에 녹아들었다는 증거일 수 있다. 그룹의 분기점들이 꼭 대단한 작품으로 채워질 필요는 없다. 분명한 점은 그 분기점을 전후하여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을 지경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분명히 와닿는다. 이 곡은 에이프릴의 어떤 '특이점'을 드러낸다. 그 지점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다음에 이어지는 행보를 좇으면 될 일이다. 지금은 그저 좋은 걸그룹 노래들이 지니는 최소조건을 여유롭게 충족시켰다는 점을 축하를 보낼 따름이다. ★★★☆

 

[김용민] 에이프릴이란 그룹에게 가장 아쉬웠던 점은 멜로디 부분에서 흠잡을 데가 없더라도 곡의 템포나 리듬이 '심심한' 부분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최고곡으로 뽑는 「봄의 나라 이야기」(2017)조차 너무 정직해서 아쉬웠다. 그렇기 때문에, 에이프릴이란 그룹에 있어서 「예쁜게 죄」는 일대 전환점이다. 디스코를 떠올리는 인트로부터 정박으로 끊어치는 랩과 보컬은 예상하지 못한 훌륭함을 선사한다. 이전의 에이프릴에게 이런 플랫한 리듬은 '심심함'이었다면 레트로 풍을 가미한 음악에서는 흥미로움 그 자체다. 벌스에서 훅으로 이어지는 멜로디 라인의 짜릿함과 맺음을 장식하는 소심한 신시사이저 마무리까지, 과거의 흥을 현재로 옮겨놓은 흔적들이 역력하다. (다만, 곡 설명에 있는 시티팝이라는 장르 설명은 동의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것을 빼더라도 「예쁜게 죄」가 꽤나 잘 뽑힌 레트로 곡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한동안 기획, 컨셉 등에서 부침이 심했던 그룹 차원에서 이건 무릎을 탁 칠만한 모범 답안으로 삼아도 괜찮치 않을까. ★★★★

 

[유성은] 최근 유튜브 등을 중심으로 주목도를 높이며 인기를 얻고 있는 시티팝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J-Pop의 뉴 뮤직(New Music)이 등장한다. 마츠토야 유미(松任谷由実/荒井由実), 야마시타 타츠로(山下達郎), 오오타키 에이이치(大瀧詠一) 같은 거물 아티스트들의 음악에서 서늘하고 쓸쓸한 대도시의 공백감을 끄집어 내는 것이다. 기타, 베이스, 드럼으로 만든 골격에 브라스를 추가하고 신시사이저를 입힌 후, EDM의 요소를 가미하여 전자음악적인 공명을 더 심화시킨다. 애초에 기존의 엔카와 서양 포크 음악의 영향에 대한 극복을 과제로 삼은 장르인만큼, 시티팝의 유명 곡들에서도 뽕끼라는 것을 쉽사리 찾아볼 수 있다. 에이프릴의 「예쁜게 죄」의 도입부에선 마치 마츠토야 유미의 「14番目の月 (14번째의 달)」(1976) 이나, 「青春のリグレット (청춘의 Regret)」(1985) 같은 곡들을 듣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도입부부터 오프닝, 전개와 후렴 부분의 미리듣기 구간에 악기와 보컬을 집중시키며, 대놓고 드러나는 귀여움과 청초함이 아닌 한발짝 떨어져서 조용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태도가 오히려 돋보인다. 전작까지 참여했던 프로듀서 이원(e.one)에게 제공받었던 곡들과는 상당히 다른 방향성이다. 그 와중에서도 흘러넘치는 뽕끼는 중독성 마저 지니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아이돌의 음악에서 쉽사리 찾아볼 수 없는 생소함이 높은 진입장벽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일시적 변화가 아니라면, 바뀐 컨셉의 지속적인 어필이 필요하다. ★★★☆

 

Credit

편곡 타이비언, 누플레이(NUPLAY), MHL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예쁜게 죄
    타이비언
    타이비언, 누플레이, 한이삭, 이예준, 엠에이치엘
    타이비언, 누플레이, 엠에이치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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