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17-2] 다크미러오브트레지디 「I am the Load OV Shadows」

다크미러오브트레지디 (Dark Mirror Ov Tragedy) 『The Lord Ov Shadows』
92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8.08
Volume 4
레이블 도프레코드
공식사이트 [Click]

[박병운] 보컬 엠노이마(M.Pneuma)에 의하면 밴드명과 이 콘셉트 음반의 마지막 곡에 연관된 구상은 태초부터 존재했다. 노스트라다무스가 바라본 검은 거울 안의 세계관은 어둡고 비극적인 전망으로 가득했고, 이제 노래 속 개별자들은 이 전망이 던져준 질문에 응답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마음속 심연인 그림자의 군주로부터 지배당하고 있고,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 이렇게 20여 분에 가까운 시간 동안의 싸움이 벌어진다. 실제 성가대의 성스럽고 벅찬 기운의 목소리가 아닌 것은 아쉽지만 에픽한 분위기를 고조하는 합창 파트와 심포닉한 구성에 힘을 주는 건반과 현악의 장치 등은 이 밴드만의 독자적인 성과를 보여준다. 새드레전드와 문샤인 등의 밴드들이 거쳐나간 영토 위에서 어떻게든 이루려던 성취의 결실 비슷한 무엇이자 Emperor, Cradle of Filth 등의 선두들에게 가졌던 부채감의 극복이라 할만하다. 워낙 척박해서 역사를 논하기 어려울 정도인 장르 씬의 풍경이지만, 이 심포닉 블랙 메탈 넘버의 유려함을 듣자면 현실적 무리수를 두고서라도 비장르팬들에게도 호소할 구석이 있다고 감히 언질하고프다. 16여분의 드라마가 지나간 후 다소 공백이 지나가면 다시금 시작되는 사운드 안엔 여성의 목소리를 다소 변조한 듯한 메시지가 들려온다. 이것은 「Chapter. III – The Annunciation In Lust」에서 그림자 군주의 지배에 패한 콘셉트 음반 속 여성 캐릭터의 것일까. 과연 개별자는 어둠에 휩싸이고, 인간에게 허락된 것은 타락이며 세상을 둘러싼 이런 비극적 전망은 교정되지 않는 것인가. 답은 여러분에게. ★★★★☆

 

[정병욱] 본 싱글이 드러내는 가치는 구차한 조건부 상찬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늘 척박하기만 했던 심포닉블랙메탈씬을 쓸쓸히, 그리고 꿋꿋이 지켜낸 다크미러오브트레지디의 끈기는, 단지 대견한 역사나 로컬의 수준을 넘어선 밴드 발전의 온전한 토대이자, 스케치부터 완성까지 무려 19년이 걸렸다는 「I am the Load OV Shadows」이 지닌 퀄리티의 착실한 근거가 되었음을 증명한다. 순차적 챕터를 이은 하나의 대서사시로서 콘셉트 앨범의 대단원을 장식해 부분집합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면서도, 무려 20분을 초과하는 독립된 서사가 그 자체로 완전하다. 장엄한 비극을 흔들림이나 산만함 없이 높이 쌓아올릴 수 있는 비결은 갖가지 방법론의 세심한 배치를 통해서다. 분주한 트윈 리드기타와 비탄에 잠긴 심포닉 사운드가 슬픔을 심화하며 분전하는 어둠의 공기 사이로, 절규의 스크리밍과 통곡의 코러스가 관통해 메시지를 전달한다. 볼륨의 조율, 리듬과 템포 변화, 사운드 요소들의 세심한 가감으로 각 변주가 착실히 다음 프레이즈를 향해 질주하고, 더 이상 갈 곳 없을 것 같은 드라마틱한 감상의 정서는 끝없이 확장된다. 해결이나 쉼 없이 펼쳐놓기에만 집중하는 듯한 음울한 단조 화성은 유럽 전통의 고전미만이 아닌 로컬 특유의 처연미를 자연스럽게 조화시키며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방점은, 이 같은 작곡이나 연주를 뒷받침하는 녹음조차 모자람이 없다는 사실이다. 장르 간에 미학과 가치의 우월은 존재하지 않을지 몰라도 시간을 초월해 유독 깊이와 아름다움을 발휘하는 음악은 있기 마련이다. 취향의 차이는 존재할지 몰라도 높은 완성도를 알아보는 귀는 다르지 않기 마련이다. 이 곡이 바라보는 곳은 '올해의 싱글' 너머에 있다. ★★★★☆

 

[조일동] DMOT는 아무도 걷지 않은 길을 맨 몸으로 개척해 온 밴드다. 음악 스타일, 녹음, 음반 발매 방식까지 모든 면에서. 장르를 떠나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간 아티스트들이 마주해야 했던 세계는 벽과 같다. 세계는 그와 소통을 거부하거나 외면하곤 했다. 그래서 다른 길, 또 다른 소통의 창구를 만들기 위해 분투한다. 이러한 소통의 시도가 성공하는 것은 보통 그가 혹은 세계가 움직여서가 아니다. 이 새로운 시도가 받아들여질 수 있을 만큼의 시간이 흘러서 소통이 시작된다. 그 때까지 아티스트는 소통의 시도를 덮어놓지 않는 끈질김이 필요하다. DMOT는 15년 이상을 절망하지 않고 달려왔다. 절망을 노래하며 절망을 극복해온 이 밴드는 쉼 없이 진화해왔다. 정교한 리프 구조 위에 현악을 어떻게 더할지, 키보드와 래스핑 보컬을 어떻게 조화롭게 배치할지, 트윈 페달 드럼부터 코러스까지 어떻게 소리를 쌓을지 자신만의 노하우를 발견했다. 이 음악을 들은 내 주변의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15분이 훌쩍 넘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른다고. 이 곡 안에 DMOT가 만든 그림자 제왕의 모든 분투가 담겨있다. 글쟁이로서 이렇게 마무리 짓는 게 무책임한 일인지 않다. 하지만, 오르골 소리로 시작하고 끝나는 화려한 어둠의 제전은 당신이 직접 들어봐야만 한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5
    I am the Load OV Shadows
    세니트
    엠노이마
    엠노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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