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89-1] 공중그늘 「파수꾼」

공중그늘 『파수꾼』
984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8.03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포크라노스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차근하다. 이 곡에서 간주는 의외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처음의 간주는 정서를 견인하는 데에 사용되고, 두 번째 간주는 부여잡은 감정을 넓게 퍼트리는 데에 집중한다. 전자는 집중을, 후자는 발산을 겨냥한다. 이를 바탕으로 다소 유아론(唯我論)적인 관점을 풀어놓는다. 나는 후반부에서 누군가 고개를 끄덕여주길 바란다는 말을 다소 흐릿하게 처리한 게 마음에 들었다. 그 점이 유아론의 외적인 측면 혹은 단점까지도 솔직하게 밝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나의 관점을 벗어나 다른 사람의 관점으로 옮아가는 순간, 모든 것은 흐릿해지고, 꿈꾸는 듯 다양해진다. 그것은 더이상 나의 발언이 아니라, 세상에 맡겨진 발언인 것이다. 내게서 나온 발언이 가장 나와 동떨어지는 순간을 이 곡은 적확하게 포착했다. 더군다나 밴드는 그런 과정을 매우 구조적이고 의식적으로 접근한 흔적이 보인다. 그 점이 그들이 스스로의 올가미에 묶이지 않았다는 점을 증거한다. ★★★☆

 

[박관익] My Bloody Valentine을 연상시키는 90년대 슈게이징 사운드와 Tame Impala가 연주하는 사이키델릭한 사운드가 공존하는 듯하다. 전체적인 사운드는 슈게이징의 노이지함 보다는 사이키델릭적인 신시사이저 쪽에 더 무게가 실리기는 하지만, 요즘 유행하는 신스팝 장르와는 결을 달리한다. 묵직한 드럼 연주와 적당히 할 말을 하는 베이스 라인이 락 사운드로서의 정체성을 잡아주고 있다. 장르 자체는 그렇지 않지만 이런 음악을 ‘국산’으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나름 신선하게 다가온다.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되는 밴드. ★★★★

 

[박상준] 레퍼런스까지는 아니더라도 유사한 면면을 충분히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류의 음악에 따르는 어쩔 수 없는 소리와 장면들, 은유가 가리키는 대상이 다를지언정 방식에서 느낄 수 있는 기시감이 노래를 감싸고 있다. 약점은 아니다. 스코틀랜드든 시모키타자와든, 어느 로컬씬의 경지에 이른 명인들마저도 강렬했던 어떤 순간을 제외하면 대체로 그랬으니까. 오히려 무난한 곡조를 각각의 세션으로 꾸미는 솜씨야말로 이 장르의 소리를 만들어내는 이들의 필수 덕목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공식적으론 첫 싱글을 낸 밴드 공중그늘은 보통이 아니다. 처음에는 송라이팅에서 번뜩이는 순간이 과연 있긴 했나 의심했는데, 다음이 지루하지 않을까 싶은 찰나에 교묘히 개입하는 기타와 신스에 박수가 나온다. 느긋한 베이스도 마음을 파고들었다. 싱글을 진두 지휘한 프로듀서인 천학주는 이제 믿고도 남는 이름이 되었다. 근사한 신인의 등장은 언제나 설렌다. 이 다음을 기대한다. ★★★

 

[차유정] 서늘하게 시작해서 그 기분을 유지시키는데 온 힘을 쏟는다. 신경을 예민하게 만드는데 사운드 기술을 동원하지 않는다. 소리를 최대한 멀리 던져놓은 후 들리는 효과음으로 아스라함 속에 숨겨진 차가운 피곤함을 길어 올리는 시도가 인상적이다. 열망하는 대상을 지긋이 바라보는 시점이 느껴지는 사운드가 지배한다는 것만으로도, 감정적으로 뜨겁지는 않지만 기백이 충분하게 느껴진다고 볼 수 있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파수꾼
    공중그늘
    공중그늘
    공중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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