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81-2] 볼빨간사춘기 「#첫사랑」

볼빨간사춘기 『#첫사랑』
1,04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8.01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쇼파르뮤직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음원차트 최강의 자리를 장기간 지키고 있는 볼빨간사춘기의 새 싱글. 사실 볼빨간사춘기는 이미 2장의 음반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적 특성과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거의 다 보여주었다. 그렇기에 앞으로 그들이 허를 찌르는 파격적 변신을 하지 않는다면, 이런 현실이 음악적 평가에서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싱글에서도 볼빨간사춘기가 데뷔 시절부터 들려주었던 '맛을 내기 힘든 고유한 색채'는 그러한 우려를 확실히 불식시킨다. 깔끔한 어쿠스틱 팝의 정석과 같은 편곡, 음색부터 곡을 휘어잡아 청각적으로 빨려 들게 만드는 안지영의 보컬 운영, 리드미컬함을 유지하는 속에 기승전결이 확실히 잡혀있는 멜로디라인까지. 이 세가지는 여전히 탄탄하다. '분명히 익숙해질 때도, 지겨워질 때도 됐는데 여전히 끌리는 무언가'를 계속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 이들의 전성기는 끝나지 않았다. ★★★☆

 

[김용민] 볼빨간 사춘기는 생각보다 빨리 결승점에 다다른 느낌이다.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파스텔톤 치즈가 살짝 녹은 음악의 색감, 조금 어설프면서도 세련된 언어 운용법, 젊은이들에게 크게 어필하는 지근거리의 향수 와 같은 것들이 대중들에게 확립됐다는 소리다. 사실 「#첫사랑」은 안지영의 보컬이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동안 조금씩 흩어져있던 스타일의 조각들을 하나로 잘 다져 뭉쳐놨다. 음악은 살짝 레트로한 상큼함으로, 좋은 보컬은 그대로, 음악 속 공간은 완벽하게 현시간의 실재를 괴리감 없이 재현한다. 적당한 추억의 소환, 적당한 감정이입은 보컬 중심으로 흘러가는 음악을 거부감 없게 만들어 주는 장치다. 특히 「#첫사랑」의 가사 마지막 문단은, 우리가 볼빨간사춘기의 음악을 듣고 느끼는 감정 그대로다. 데뷔 2년이 채 안됐기 때문에, 살짝 비슷하더라도 분명 청자에게 전달되는 미묘한 몸짓의 변화는 아직까지 납득할만한 감각적 움직임이다. 인디씬에서의 스타일 확립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유니크함에 한정되었지만, 볼빨간 사춘기는 그보다 좀 더 큰 그림을 완성한 느낌이다. 일단 지금은 그 그림을 감상할 때다. ★★★★

 

[박관익] 좋게 말해서 스타일, 나쁘게 말하면 우려먹기. 아직 데뷔 2년여에 접어든 뮤지션에게 가혹한 평일 수도 있겠지만, 딩고뮤직이라는 회사와의 상업적인 콜라보레이션 앨범이라는 사실을 차치하고서라도 많은 부분에서 '기존 행보의 되풀이'라는 이미지를 지우기가 힘들다. 과거 Beatles가 『Please Please Me』(1963) 성공이후, 후속작 『With The Beatles』(1963)의 연이은 히트로 당시 로큰롤 아이돌 밴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진 것에 비견한다면 약간 무리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이번 음악적 행보는 상업적 성공으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다지려는 의도가 충분히 보인다. 대중음악에서 흥행성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이제 슬슬 그들의 비슷한 음악 스타일에 대해 리스너들이 피로감을 느낄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하지만 그러기엔 아직까지 보컬 안지영의 보이스는 매력적이다. 더 이상 소모되는 뮤지션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

 

[유성은] 「#첫사랑」은 《슈퍼스타K 2》(2010)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김지수의 곡이다. 자세히 들어보면 볼빨간사춘기의 메인 프로듀서인 바닐라맨이 매만진 기존의 히트곡들과는 조금은 느낌이 다르다. 쉽고 디테일한 멜로디 전개의 결 위에, 보컬 안지영의 목소리가 가장 잘 드러날 수 있는 진성과 가성이 걸치는 음역대에 후렴구를 배치하고, 미니멀한 사운드 구성에도 리드미컬함과 반복의 묘를 살려 중독성과 감정을 함께 쌓아가는 그런 방식이 이 곡에는 드러나지 않는다. 우선 포크를 표방하는 팀답지 않게 기타의 소리보다 곡 전체를 은은히 감싸는 따스한 현악의 전개가 곡을 주도해나간다. 후렴구 멜로디의 전개엔 크게 대중성이 느껴지지 않는 멜로디를 집어넣어 데뷔작부터 계속해서 반복되오고 있던 그들의 일괄적 패턴을 다양화하고자 했다. 랩과 보컬의 중간쯤에 걸쳐있는 리드미컬한 화법 역시 이 곡에선 크게 사용되지 않는다. 이렇듯 변화와 전조, 브릿지와 반복을 겨우 3분 30초의 짧은 시간에 모두 밀어넣은 의욕작인데다 보컬의 나른한 카리스마가 곡 전반을 완벽하게 장악한 상태라, 귀 기울여 듣지 않으면 이런저런 노림수가 티조차 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이전곡과 뭐가 다르지?'라는 의문에 빠지게 만들어버리는 곡이다. 마성을 가진 안지영의 보컬. 이번에도 또 그러하다. ★★☆

 

[차유정] 귀엽고도 소녀스러운 무언가를 내세우지 않고, 청순하지만 우울한 감정으로 개인들이 느끼는 사랑을 꾸밈없이 스케치한다. 여전히 어딘가 들뜬 느낌으로 상황을 바라보며 순수함과 어리광의 중간에서 배회하는 느낌이 있긴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사랑은 피곤하고도 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체념하듯이 노래하기에, 살짝 이전과는 다른 원숙함이 고개를 들고 있다. 어둠이 그냥 어두운 것이 아니라 나름의 이야기를 가진 색감이라는 점을 이야기 해줄 수 있는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첫사랑
    김지수
    김지수
    황종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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