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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122-5] 이소라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

이소라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
2,576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6.11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유니버셜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이소라는 에둘러 사랑에 접근하지 않는다.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아무런 감정을 가진 사람처럼 사랑을 대한다. 그러나 그녀가 말하는 사랑은 의외의 곳에서 담겨와 의외의 감정을 터트린다. 허를 찔린다는 말은 이소라의 이 곡에선 정확하지 않다. 차라리 사랑의 뒤편에 담겨있는 비극성에 대해 그녀가 어떤 통찰을 지닌 게 아닌가 추측하는 편이 정확하다. 그녀는 자신의 사랑을 부정하는 것에 대해서 말한다. 자신의 사랑이 사랑이 아니라고 말하는 토대에 대해서 먼저 말한 다음 그런데서 밀려오는 감정들에 대해 노래한다. 피아노로 멜로디의 유연함과 능숙함을 강조하지만, 감정의 포인트마다 적재적소한 세션들로 음장력을 높이고 있다. 원작곡자의 흔적을 지워버리는 그녀의 표현력은 여전하다. 그러한 점이 매끄럽게 들리는 것은 일종의 경지라고 할 수 있다. 8집 이후로 그녀는 자신이 알던 그 익숙한 세계로 돌아왔다. 이런 전환이 후퇴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귀착으로 들리는 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그녀가 말한 사랑이 어느덧 또렷하고 분명하게 들리기 시작했다는 점이 이를 근거한다. 선공개곡이라는 포지션에 이보다 더 좋은 곡을 찾기는 힘든 일일 것이다. 듣고 난 사람의 마음이 숯에 걸러진 물처럼 맑아지는 곡을 참 오랜만에 들은 것 같다. ★★★★

 

[유성은] 피아노로 시작하는 곡의 첫 느낌부터, 이 노래가 가진 형상은 원작자 김동률을 많이 닮아 있다. (심지어 기시감의 근원인 건반 연주는 그가 직접 맡았다.) 김동률의 앨범에 수록되었던 「그림자」(1998)나 「희망」(2000)과 무던히도 닮은 이 노래는, 『동행』(2014) 발표 당시에 이미 완성되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확실히 김동률 자신의 말대로 직접 부르기엔 적합하지는 않아 보인다. 가성과 진성을 넘나들고, 특히 가성 파트에서 파워를 실어 절정에 이르는 곡의 특성상, 오랫동안 저음과 중음으로 청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아왔던 그에게 음역상 어울리지 않는 노래인 것이다. 자신의 앨범을 총괄하는 프로듀서로, 앨범에 넣을 곡을 수집한 후, 직접 가사를 얹어 본인의 이야기를 만드는 이소라지만, 김동률의 '감춰진 명곡'이라는 카드는 긴 공백의 기지개를 펴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을 터. 공교롭게도 김동률의 곡에서 잘 찾아볼 수 없는 해요체의 동사들은 마치 이 곡이 처음부터 여성 보컬에게 줄 곡으로 규정되어있었던 것만 같다. 심지어 자신의 이야기를 싣지 않은 곡임에도 앨범의 선공개곡으로 선택했다는 것은 역시 곡 자체의 퀄리티에 대한 자신감의 반증이었으리라. 굳이 사연많았던 「너무 다른 널 보면서」(1996)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이제 30대를 훌쩍 넘겼어도, 김동률과 유희열을 여전히 기억하는 발라드 키드들에게 이 곡은 큰 공감과 위로를 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
    김동률
    김동률
    김동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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