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욱] 알앤비의 급속한 대중화는 듣는 이들로 하여금 성량이나 음색, 아니면 리듬감이 남다른 곡에 좀 더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경향을 만들었다. 아마도, 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장르는 팝발라드였을 것이다. 《보이스코리아 2》에서 이예준은 프로그램을 함께 했던 윤성기나 이시몬에 비해 개성있는 톤은 덜하지만, 단단하면서도 안정감 있는 발성을 선보였다. 뒤이어 발표한 데뷔 EP 『이별. The End』(2014) 에서나, 그간의 디지털 싱글들에서도 자신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고전적인 발라드를 고수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안정적인 행보였을 수는 있지만 리스너들의 귀를 잡아끌기엔 쉽지 않았을 것이다. 「Beautiful Lady」(2015)가 형식의 전환을 모색한 곡이었다면 여기 소개하는 「Be Mine」은 이예준의 탄탄한 목소리가 갖는 장점 위에 리듬감을 얹어내어 이전과 다른 매력을 선보이고자 노력한 흔적이 뚜렷하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미디엄 템포의 팝이 그녀가 기존에 구사하던 발라드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차기작에서 이 변화가 유지될 지를 기대해 본다. ★★★

[유성은] 밍지션, 220과 함께 이예준 본인이 직접 곡에 참여하여 완성된 「Be Mine」은 미디움 템포의 알앤비-팝 트랙이다. 《보이스코리아2》 우승자 출신답게, 탄탄한 이예준의 보컬이 기존에 부르던 발라드 장르가 아닌 댄스에 얼마나 잘 어울릴지가 포인트이다. 전반적으로는 Mariah Carey가 부른 「Emotion」(1991)의 현대판이란 느낌이 강하다. Bobby Brown의 뉴잭스윙을 연상케 하는 익숙한 비트와 사운드 전개의 식상함을 극복하기 위해 적재적소에 배치된 신시사이저의 변주가 잘 조화되어 최근의 조류인 EDM스러운 R&B와의 차별성을 보인다. 이예준이 직접 구사한 코러스는 보컬의 간격과 층지게 잘 맞아떨어져서 세련된 느낌을 주고, 빠른 비트 속에서도 마디마디 간절함과 애절함을 잘 표현해내는 보컬의 역량이 뛰어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