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70-3] 시로스카이 「Tie-Dye (feat. 만쥬(만쥬한봉지))」

시로스카이 (Shirosky) 『La Lecture』
2,063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5.11
Volume 1
레이블 루미넌트Ent.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시로스카이의 장르를 굳이 적용하라면, 재즈힙합과 일렉트로니카의 경계선에 걸쳐있다고 할 것이다. 국내 한정으로 이와 같은 작업물을 꼽으라면 디제이 소울스케이프의 『The Lovers』(2003)의 경우가 있겠지만, 이 곡의 중심에 재즈가 있다는 점에서 『The Lovers』와도 다르다. ‘홀치기’라는 곡의 제목과 걸맞게 이 곡에서의 리듬구조는 힙합의 브레이크 비트를 따르지만, 키보드나, 소스의 배치로 인해 이러한 점이 딱히 부각되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이 곡은 장르적인 잣대로 들이대면 핵심을 놓칠 가능성이 있다. 이 곡이 형성하고 있는 칠(chill)은 그 자체로도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만쥬의 피처링 또한 이 분위기를 촉발시키는 촉매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드럼 비트에서 흐르는 베이스에 들인 공력만으로도 막무가내 분위기파의 곡과는 다르다. 깊게 파고들지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 적어도 사운드 메이킹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을 견지한다. ★★★

 

[김정원] 매번 주시했던 건 아니지만, 과거 시로스카이의 음악은 간혹 재즈힙합이라는 정체성만을 가졌을 뿐, 평면적이고 단편적인 경우가 있었다. 이는 단순히 재지한 톤의 샘플이나 재즈 악기를 메인 루프를 구성하는 도구 정도로만 활용하는 데서 그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전에 발표한 곡들과는 달리 『La Lecture』는 확실히 입체적인 면모를 보인다. 어떤 재즈 샘플을 쓰든, 특정한 샘플 하나에 곡 전체가 매몰되지 않으며, 각 악기는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굴곡 있는 구성을 만들어낸다. 「Tie-Dye」는 본 작이 가지고 있는 그러한 특징을 가장 잘 담아내고 있는 곡 중 하나다. 후렴구에서 뒤를 받쳐주는 브라스나 곡 전체에 무게감을 실어주는 타악기들은 트랙이 가진 풍성함을 배가시킨다. 또한, 브릿지를 시작으로 곡 후미에서는 과감하게 신스 위주로 밀고 나가 재즈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그에 갇혀 있지 않고 유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편안히 들을 수 있다는 강점 그 이상을 갖춘 트랙과 작품이다. ★★★☆

 

[박상준] 『Domino』(2014)에서 잠깐 탐구했던 몇몇 접근들, 예의 미니멀리즘과 그루비한 리듬을 샘플링과 시퀀싱으로 구분하는 작업은 순탄했던 모양이다. 인스트루멘탈 힙합이 가진 함정은 브라스와 명랑한 건반으로 대표하는 익숙한 세션 이외의 무드를 구축하기가 꽤 고역이라는 것. 버스가 하나 끝날 무렵 샘플이 번갈아 나오는 모습, 베이스에 대한 의존도가 낮고 활용도가 높은 것 등은 시로스카이만의 색깔이라 할 수준에 올랐다. Georgia Anne Muldrow와 Madlib의 『Seeds』(2012)가 떠오르기도 한다. 만쥬의 보컬을 다루는 디렉팅 솜씨 역시 달리 말할 것 없이 준수하다. 「Capricious & Addicted」로 이어지는 라인은 놓치지 마시길. ★★★

 

[정병욱] 재즈힙합 장르 기반의 인스트루멘탈이나 비트에는 감성힙합이라는 수식어가 습관처럼 따라다닌다. 화려한 래핑을 뒷바라지하기 하기 위한 러프한 비트나 자극적인 훅, 반복적인 멜로디 구간 대신 비트의 그루브와 사운드 질감, 운신 폭이 크지 않은 따뜻한 질감의 멜로디가 장르의 전형처럼 자리 잡은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벌써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동류의 음악 한 우물만 파온 시로스카이가 5년만에 낸 이번 정규앨범은, 모두에게 작가와 청자 모두에게 익숙한 노선을 큰 배신 없이 유영한다. 드럼 비트의 복합적인 질감과 점멸을 반복하는 사운드의 섬세한 그루브를 들려주는 시로스카이의 장점이 여전한 싱글이다. 곡에 따라 다양한 색을 보이는 만쥬의 보컬은, 이번 트랙에서 밝은 톤이나 과한 뽕끼 대신 그루브 있는 곡에 어울릴 만한 톤을 들려주어 더욱 세련된 사운드를 완성하고 있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4
    Tie-Dye (feat. 만쥬(만쥬한봉지))
    만쥬
    시로스카이
    시로스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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