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64-1] 러블리즈 「Ah-Choo」

러블리즈 (Lovelyz) 『Lovelyz8』
2,794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5.10
Volume EP
레이블 울림Ent.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이 곡의 장점은 훅만 떼어놓고 들어도 별로 손해 볼 일이 없는 기존의 훅 지향 곡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는 점이다. 곡은 브릿지와 절까지도 제대로 들어야 비로소 훅의 포텐셜이 제대로 영향력을 발휘한다. 곡이 곡 나름대로의 균일함을 유지하면서도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는 재주를 가졌다. 러블리즈는 우리나라에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그룹이라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다. 러블리즈는 한국 아이돌 시장에서 일본 아이돌 팝 계열의 어프로치를 잇고 있는 몇 안 되는 그룹이기도 하다. (에이핑크도 떠올릴 수 있겠지만, 보다 정갈한 어프로치를 취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그러나 이러한 점이 결코 러블리즈를 답습하는 팀으로 만들지 않는다. 그것은 이 곡을 작성한 작곡팀 원피스의 성향이다. 이러한 어프로치에서 그들은 굳이 힘들이지 않고도 지향점을 손쉽게 얻는다. 사실 이런 모양새를 띤 곡이 어디 흔하던가. 어떤 의미에서 이러한 균형을 만들어내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러블리즈의 이번 곡은 일종의 출사표다. 무리하지 않아서 좋다. ★★★☆

 

[김성환] 러블리즈라는 걸그룹의 음악적 주체인 (윤상의 작곡팀) 원피스의 작법의 가장 큰 특징은 개인적으로는 '클래식 윤상 멜로디의 2010년대식 구현'이라고 생각한다. 강수지와 윤상 자신의 솔로 앨범 등에서 느꼈던 멜로디 감성에 살짝 메이저 코드 한 스푼을 넣고, 좀 더 촘촘하고 그루비한 베이스 리듬을 썰어넣은 뒤, 옅은 신디사이저 샤워를 거치게 한다. 물론 우리는 이런 구현 방법을 소녀시대의 '라라라'와 아이유의 '잠자는 숲 속의 왕자'에서 잠시 만난 적이 있지만, 자신의 구현 방법을 모던하게 지원할 팀원들과 함께 윤상은 자신들의 과거 음악들에 취했던 이들의 감성을 러블리즈 소녀들의 목소리를 통해 잠에서 깨운다. 「Candy Jelly Love」(2014)와 「Hi」(2015)에 이어지는 이 곡 역시 지금까지 서술한 이 방법론에 100% 충실하며, '순정만화 소녀백서' 시리즈의 제3화에 해당할 가사 역시 이 작곡팀의 뚝심(?)을 확인하게 한다. 원래 의도했던 멤버 구성이 완료되어서인지 앞선 두 싱글에서 드러났던 지나치게 여리다 흔들리던 보컬 파트의 아쉬움은 이 곡에서는 확실히 개선되어서 다행인데, 반면 「Hi」에 비하면 절 부분의 멜로디의 임팩트가 살짝 약한 건 아쉬운 부분. ★★★

 

[박병운] 데뷔 이래 이 팀의 곡들에 묻어나오는 정서를 하나로 함축하자면, 「놀이공원」(2015)의 가사 속 ‘몰래몰래’가 아니었을까. 「Candy Jelly Love」의 뮤직비디오 속 무대인 교실에서 멤버의 자는 머리 위에 몰래 마카롱을 올리던 장면을 필두로, 「Ah-Choo」의 뮤직비디오에서 멤버들이 행하는 온갖 숨바꼭질 장난(포스트잇으로 은닉하기, 박스 안에 숨기, 커튼 뒤에 숨기, 가구 안에 숨기 등)은 팀의 정서 중 주를 차지하는 짝사랑의 쑥스러움과 고백 직전의 두근대는 심경을 대변하여 보여준다. 물론 이 주 된 정서를 주조하는 것은 지금까지 윤상을 위시한 작곡팀 원피스의 몫이었다. 난 여전히 러블리즈가 8명의 강수지라는 의견엔 동의하지 않지만, 이 곡의 터치에 윤상의 주특기가 묻어나오는 것을 절대 부인할 수 없다. 온갖 쾌활한 척을 하며 밝은 톤을 내지만 흐릿하게 슬프게 마무리되는 앨리스들의 이상한 나라는 그가 아니라면 만들기 힘든 세계관일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나는 원피스와의 작업이 중단될 시점 이후의 러블리즈에 대해 작은 근심과 얄궂은 궁금함이 든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Ah-Choo
    서지음
    OnePiece
    OnePie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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