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50-3] 최태현×조월 「댐」

최태현×조월 『거울과 시체 』
3,262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5.06
Volume EP
레이블 클럽비단뱀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조월과 최태현의 사운드는 분명 두 이질감의 긴장관계가 견고하면서도 묘하다. 사운드가 낯설다는 의미가 아니라, 합이 낯설다. 마치 서로의 악기를 바꿔서 연주하는 사람들처럼 그들의 사운드에는 저마다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콜라보레이션의 지향점이 '합의 시너지효과'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이 곡은 그들이 서로를 베껴 쓰는 일종의 교차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닮되 닮지 않은 그들만의 공간이 형성된다. 그 점에서 이 곡은 인간적이다. 이 곡은 마지막에 가서야 목소리가 사운드에서 나와 뚜렷하게 드러난다. "질서가 꼭 필요해". 이 가사를 생각하는 시간만큼 나는 이 곡이 좋아하게 되었다. ★★★★

 

[박병운] 노이즈계의 Simon & Garfunkel이 탄생한 것일까. 두 음악인이 조성한 이 익스페리멘탈(Experimental) 음악은 비교적 덜 불편한 소음, 그리고 소음의 자리를 대신한 ‘깨끗하고 맑은' 규칙적 요소들과 불안함을 일으키는 변칙적 요소들이 교차하고 있다. 서늘하지만 차갑진 않고, 꼬여 있지만 엉켜 있진 않은 조율의 결과다. 수집한 사운드의 조합물이 애호가들의 수집욕을 자극하는, 공정과 진행이 재밌는 실례가 하나 더 추가되었다. ★★★

 

[박상준] 본인들이 명시한 익스페리멘탈록이라는 명칭을 고사하더라도 「댐」만 본다면 기묘하기 짝이 없다. 최태현의 데모 『Rotty』(2014)를, 모임 별(Byul.org)의 『월간뱀파이어 5 : 지혜롭고 아름다운 사람을 포기하는 법』(2006)을 들어본 이들이라면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이다. 이들의 어법은 천지차이다. 말을 씹어대는 광란의 옆에서 질서를 갈구하는 조월의 모습은 그저 모순이며, 시작의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게 범법적 행위였는지, 사소한 분열의 과정이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절단은 잘 찍은 미디가 온갖 샘플과 작렬하는 동안 수차례 스스로를 번복한다. 외적으로, 이것은 본격적으로 진입하기에 앞선 전초전이다. 또 내적으로, 이것은 지금의 아이러니가 무의미하다고, 쓸모없으니 관두라고 선뜻 경고한다. 내내 앓다 끝에 이르러서야 남는 건, 지옥을 읊는 법이 다를지언정 어차피 같은 지옥이라는 사실뿐. ★★★☆

 

[차유정] 댐을 열어서 방류하는 물을 슬로우 카메라로 잡으면 나올 것 같은 모습. 또는 사무실 블라인드를 응시하고 있으면 조용히 다가오는 어지럼증을 약간 듣기 고통스럽게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고통은 듣기 싫은 감정을 유발하기 위해 쓰인게 아니라, 듣는 사람이 외면해온 단면 중 하나를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청각이 주는 기괴함 너머에 있는 포근함이 이질적으로 펼쳐진다. 이 곡을 소개하기 위해 전위적인 미사여구를 동원하는 것보다는, 이 충격을 그대로 흡수하는 방식으로 들어보길 권한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조월
    조월, 최태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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