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5-4] 프리츠 「Crazy Cowboy」

프리츠 (Pritz) 『Crazy Cowboy』
2,781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5.05
Volume Digital Sin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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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프리츠는 자신들보다 3D 캐릭터를 먼저 내세웠던 데뷔 싱글 「걸스출동」(2014)을 시작으로 J-POP 아이돌 씬에서 주로 드러나는 하드 록/메탈 사운드와 아이돌 팝의 퓨전을 (공식 싱글의 머릿곡들에서는) 꾸준히 시도해왔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들에게 안겨진 Babymetal과의 유사성 논란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그들이 해당 트렌드의 대표주자가 된 것은 사실이나 일본의 아이돌 씬에서는 이미 모모이로크로바Z(ももいろクローバーZ)를 포함 여러 주류 아이돌들이 짧게는 다 시도했던 양식이다. 그저 한국에서의 도입(?)이 늦었을 뿐.) 어쨌든 그 시도가 어설픈 뽕짝 팝/록의 수준을 넘어 그래도 그룹의 체계적 음악적인 틀로 자리잡아온 것이 지난 문양 논란을 빚었던 곡인 「솔아솔아」(2014)였다면, 다운헬의 멤버들이 세션을 거의 전담한 이번 싱글은 일단 사운드 면에서는 왠만한 헤비메탈 싱글이 부럽지 않은 탄탄함과 오리지낼러티를 선사한다. 그러나 항상 아쉬운 것은 사운드를 탄탄하게 갖추었다면 프리츠 멤버들의 보컬이 곡을 장악해 자신들의 개성을 그 속에 담아야 하는데, 아직도 부족함이 많아 보인다는 점. 베이비메탈의 성공 역시 '탄탄한 메탈 사운드+아이돌의 활기와 발랄함'이 균형있는 배합을 이뤘기에 가능했음을 인식하고 남들이 안가는 길을 가겠다고 맘먹었음 보다 열심히 정진해주길. ★★★

 

[박병운] 펜더 스트라토 캐스터 기타의 화려한 솔로가 수를 놓는 「솔아솔아」는 메탈 사운드와 한국 아이돌팝 산업의 본격적인 조우라는 점에서 화제가 될 수 있었지만, 그만 하켄크로이츠 논란 덕에 물거품이 되었다. 그럼에도 시도는 여전히 이어진다. 도입부의 서던(Southern)풍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래 지향성(?) 메탈 사운드로 일관하며 진행되는 본 곡은 급기야 고딕풍 비주얼과 스피드와 바로크를 오가며 변덕스럽게 메탈 역사의 스크랩북 행세를 한다. 여기에 다운헬 멤버의 가세와 여전히 이 팀 특유의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듯한’ 보컬 믹싱 상태는 정신사나움을 도드라지게 만든다. 「솔아솔아」엔 그래도 기억될만한 훅이 있었는데, 「Crazy Cowboy」는 아이돌팝이 줄 수 있는 흡입력 대신 '이래도 괜찮을까'하는 상념이 주어지는 것은 어떤 연유일까. 물론 J-아이돌의 영향력을 숨기지 않는 자신만만함이 여기에 서려 있지만, 크레용팝이 찰나나마 얻었던 성공의 소득에 닿기에도 부족하다. 소구층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토양 마련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 (+ 이 곡에 ‘모에’할 수 없는 내 입장은 그나마 마크로스파가 아닌 건담파여서 그런 것일까?) ★☆

 

[박상준] 다 제쳐두고 난감한 상황의 걸그룹을 ‘통솔’하는 것이 목적이었을 제작자의 말로가 Babymetal이라는 게 참 기이하지 않나? 내내 웃긴 이 노래에서 유일하게 귀를 잡아끄는 부분은 다운헬의 보컬 마크의 목소리와 프리츠의 목소리들이 번갈아 등장하는 연출인데, 그마저도 뽕끼(다른 단어가 떠오를 여지가 없다) 어린 멜로디 라인과 단촐한 기시감, 과하기 짝이 없는 연주가 뒤따르며 그야말로 엉망진창이 되고 마는 것이다. 베이비메탈이 차용한 2000년대 중반 J-POP의 미약하게나마 빛나던 순간과 애니메이션 테마송의 강점이랄 것을 이들이 검토하긴 했을지 감도 안 온다. 모에를 알긴 할까? 메탈 걸그룹을 캐릭터에 앞서 유행으로 판단하고, 소개문에 써 있던 ‘한국 처음’이 무색하게 그 어떤 로컬라이징에도 실패한, 결정적으로 제대로 된 오마주도, 패러디도, 하다못해 디렉팅조차 실패한 기막힌 하이브리드에 불과하다. 톡까놓고 말해서, 이 노래의 최종목표는 동정이 아닐까 싶다. ★

 

[열심히] 기획, 구성, 지향점 모두 베이비메탈 워너비임을 숨기지 않습니다. 일본에는 굳이 치카돌 (편집자註. 地下(ちか) + Idol의 합성어로 아키하바라나 지역이벤트 등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비주류 아이돌) 에 한정하지 않더라도 꽤 많은 유사품이 있는 스타일이고요. 메탈 아이돌 곡이라 간주한다면, 아무래도 난잡한 구성이나 기타-보컬-키보드 사이에서 방황하는 사운드 밸런싱이 아쉽습니다. 만드는 다운헬 입장에서는 키득거리며 작업했을 순간들이었겠다 싶은데, 투베이스 드럼에 시대별로 훑어가는 기타 솔로에 ‘메탈’로서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다 보니 미미미미미치는 후렴구가 가뭄에 콩 나듯 들린달까. 한국 헤비니스 신 특유의 진지하고 끈적한 정체성을 섞는다면 좋았겠지만, 기획자는 베이비메탈만 잘 따라하고 싶었고, 살풀이하는 다운헬의 순간순간의 과욕은 잘 컨트롤되지 못했고, 그렇게 마무리된 싱글. ★

 

[정병욱] 아이돌과 메탈의 혼종은 언뜻 아이돌이 취할 수 있는 컨셉 놀이의 극단인 것 같지만 의외로 좋은 궁합이다. 메탈의 빠른 템포와 강한 비트, 멜로디가 부각되는 장르적 성질은 아이돌 댄스음악의 방향성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도리어 다른 어떤 장르와의 결합보다도 더 당위적인 것처럼 보인다. 손으로 악기를 연주하면서 헤드뱅잉을 하는 대신, 손발이 자유로우니 절도 있는 안무를 하는 것 또한 적절한 대체 방식이다. 일찍이 일본의 Babymetal이라는 성공적인 선례가 있었기에 프리츠의 도전이 가능했겠지만 노골적인 J-Pop 지향 혹은 Babymetal 따라잡기에 급급했던 이전에 비해 다운헬의 가세로 적어도 퀄리티 하나 만큼은 괄목상대라고 할 수준이다. 멤버들의 연령대에 맞는 알기 쉽지만 재밌는 가사, 나름 변곡점이 있는 서사와 그로울링 피쳐링까지 디테일마저 나쁘지 않았다. 이대로 정말 “절대 끝나지 않”겠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Crazy Cowboy
    SQR
    SQ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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