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석] 한 그루의 나무가 성장하는 듯 풋풋함과 싱그러움이 묻어나는 악동뮤지션. 지난 9월 《Billboard》로부터 아시아 가수로는 유일하게 ‘21세 이하 올해의 인기 아이돌’에 선정된 악동뮤지션은 《K-Pop Star 2》(2013)에서 우승한 이후 이상적인 단계를 거쳐 나오고 있는 보배와 같은 팀이다. 이찬혁을 중심으로 프로듀싱과 작사, 작곡 모든 제작 파트에서 매력적인 포인트를 형성한 악동뮤지션은 하모니의 풍성함이 매우 인상적인 것이 특징이다. 이번 싱글 넘버 「시간과 낙엽」은 지난 4월 발매되었던 데뷔 앨범의 히든 트랙으로 완성되었다가 뒤늦게 발표된 노래이다. 그리고 「시간과 낙엽」은 계절은 물론, 악동뮤지션의 음악적 감성과 잘 맞아 떨어지는 노래이자, 기획 작품이기도 하다. 여린 듯 하지만 강렬하게 사무치는 두 어린 악동뮤지션의 서정성과 가사의 애틋한 흐름이 잘 전달되는 「시간과 낙엽」은 현 세대의 상처를 아우르며 전하는 이 계절의 송가처럼 매력적이다. ★★★★

[김성환] 악동뮤지션의 두 남매는 이 곡에서 마치 한 뼘 키가 더 자란 아이들과 같은 표현력의 성장을 보여준다. 플래닛 쉬버(Planet Shiver)의 멤버인 필터(Philtre)의 손에서 완성된 어쿠스틱 기타와 스트링, 피아노가 어우러지는 깔끔한 편곡이 주는 서정과 더욱 튀지 않고 차분해진 두 남매의 목소리까지, 이런 차별화된 분위기가 애초에 1집 『Play』 작업 때 작곡해 놓았지만 이 곡을 결국 수록하지 않은 이유인 것 같다. 특히 이 곡에서의 이수현의 목소리는 마치 《東京湾景(동경만경)》(2004) OST에서 노래하던 10대 시절 윤하의 어리지만 그 나이를 뛰어넘은 감성의 성숙을 느끼게 한다. 난 그간 악동뮤지션에 대해 '재기는 있고 발랄한데, 그 이상이 과연 있을까?'란 의문을 계속 가져왔다. 다행히 이들이 성인이 되면 또다른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이 곡을 듣고 갖게 되었다. ★★★☆

[김용민] 두말 하면 입 아프지만, 보컬 이수현이란 자원은 엄청난 가치를 지닌다. 이는 악동뮤지션 특유의 재기발랄이나 언어유희를 제하고 나서도 변함이 없다. 「시간과 낙엽」이 악동뮤지션의 특징과는 동 떨어진, 가을에 정말 흔한 장면을 그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김윤아나 박정현이 했던 것처럼 색깔은 미묘한 은은함에 걸친다. 사실 곡 자체로 본다면 추상적이고 엄마 화장품을 몰래 찍어바른 아이처럼 음악에 선뜻 동화되진 않는다. 그런데 왜 그럴까. 다른 어린 뮤지션들과 달리, 10대들의 어른 놀이가 싫지 않고 굳이 비판적인 자세를 취할 의지도 생기지 않는다. 그냥 지켜보는 것 자체가 좀처럼 용납되지 않는 메인스트림이지만, 악동뮤지션에게는 한번쯤 그래보고 싶다. ★★★☆

[김정원] 악동뮤지션은 전형에 갇히지 않는 멜로디와 가사가 강점인 팀이다. 이는 《K-Pop Star 2》 참여 당시부터 이어져 온 그들의 최대 강점이다. 그 강점은 다소 가라앉는, 서정적인 분위기의 곡에서도 살아있었다. 그러나 「가을과 낙엽」은 그렇지 않다. 곡 전반에 깔리는 스트로크 방식의 기타 연주와 곡 진행은 포크를 표방하는 가요의 전형을 벗어나지 못한다. 가사 역시 서정적인 분위기에 맞춰 시처럼 쓰였지만, 흔히 볼 수 있는 단어와 표현들만이 존재한다. 이는 곡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확연한 의도가 개입됐음을 의미한다. 그들만의 신선함은 자연스러움에서 기인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차유정] 이 남매는 우연하게 들리는 감상을 흘리는 게 아닌, 분명한 메시지 전달자로 존재하고 싶어하는 욕심을 치밀한 곡 구성을 통해 드러내주고 있다. 다만 좀 더 분명한 이야기가 들리려면 보다 직설적인 노래의 화법이 필요한 때는 아닐까 생각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