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 Out #15-1] 스피킹트럼펫 「쏘아올린 작은 공」

스피킹트럼펫 (Speaking Trumpet) 『Speaking Trumpet』
2,524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4.09
Volume Digital EP
레이블 루미넌트 Ent.

[김성환] 마이노스, 넋업샨, 디테오, 키비, 허클베리피 등 한국 힙합 씬에서 자신들의 개성들을 갖춘 여러 랩퍼들이 프로듀서 보이락의 프로듀싱 아래 그들이 2007년부터 결성해 언더그라운드에서 움직였던 자신들의 모태와 같은 크루 스피킹 트럼펫을 드디어 부활시켰다. 각 멤버들의 랩이 개성을 담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일관적 흐름을 유지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무게감 있지만 심플한 비트 위에서 청자들이 랩퍼들의 메시지에 쉽게 집중하게 만들어준다. 오랜만에 EDM 사탕에 뒤덮이지 않고 고전적인 비트 위에서 펼쳐지는 랩퍼들의 '사자후'가 맘에 쏙 든다. ★★★

 

[김용민] '난장이'라는 말을 지우고 주체를 넓힌 제목처럼 가사의 보편성에서는 압도적인 위압감을 자랑한다. 누구도 자신이 난장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결국에는 관습적으로 무엇인가에 조종당하는 점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본 목적이야 스피킹트렘펫이라는 집단의 소개겠지만 그것에 겸사 있는 대중을 향한 시선 자체가 쉽게 가사를 넘기지 못하게 하는 섬뜩함이 있다. 디스나 스웩의 이분법적 시각이 아닌 타겟이 불분명한 전방위적인 폭격은, 한동안 직설적이고 1차원적이었던 메시지의 전달과는 다른 경향처럼 보인다. 나쁘게 보면은 가사가 잘 안 읽히고 전달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지만, 좋게 본다면 감각 위주의 흐린 목적의식을 깨우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 ★★★☆

 

[김정원] 근래 들어 유행하는 트랩 비트는 많은 래퍼의 플로우를 특유의 전형에 갇히도록 했다. 근본적으로는 각 래퍼의 역량에 달린 문제이긴 하나, 느린 BPM에서 진행되는 트랩 특유의 리듬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스피킹 트럼펫의 여덟 래퍼는 이 곡에서 베테랑들답게 그 전형들을 적절히 비껴간다. 각 래퍼가 가진 고유의 스타일이 유감없이 발휘된 덕이다. 또한, 각자가 보여주는 랩스킬의 수준도 수록곡 중에서 가장 균형 잡혀 있다. ‘랩 장인’들의 노련함은 아무리 날고 기는 신예라도 쉽게 흉내 낼 수 없음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곡이었다. ★★★☆

 

[박상준] 특정 기질을 공유하는 집단, 친목을 주로 한 크루의 음악을 도마 위에 올리는 게 지당한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그렇기에 묘한 구석이 있었다. 보이락의 비트는 몇 년 전부터 유행하는 래칫 뮤직(Ratchet Music)에 트랩 사운드를 섞은 것과는 궤를 달리하고, 랩퍼들도 짜증 나는 개그 프로그램의 유행어 같은 훅보다는 배틀랩 현장을 방문한 듯 살아 있는, 좀 더 로(Raw)한 랩을 선사한다. 그것만으로 가치는 충분하다. 비록 난잡한 느낌과 앨범으로서의 가치는 다소 떨어지는 구성으로 일관하지만, 오로지 랩만으로 튼실함을 느꼈던 바로 그 내음이 반갑다. ★★★

 

[열심히] ① 사공이 많지만 산으로 가지 않는 건 장점, 브랜드 대비 개별 래퍼들의 개성이 확실히 드러나지 않는 건 아쉬운 점인 트랙입니다. 아무래도 마이노스, 넋업샨, 허클베리피가 눈에 띄는데, 특히 마이노스는 래핑 스타일도 살짝 바뀐 듯 하네요. ② 한국 힙합신이 서로를 소재로 활용하며 몇 쿠션 걸친 디스나, 비판을 주고 받는 건, 그것이 창작물로서 재미와 의미를 가진다는 전제 하에 장려할 만한 문화일 겁니다. '요새 인기있어진, 2030/SNS 등에 가까워진' 힙합에 대한 반 발 정도의 반발 혹은 자기다짐을 어필하는 이 곡의 태도는 본 프로젝트에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나름의 정체성을 부여합니다. 일차원적인 '누가 더 잘났다' 보다는 비판-자기성찰 사이를 오가는 이 곡의 균형감각에는, 화자가 여럿인 덕도 있겠지만, 꽤 새로운 즐길거리가 있습니다. 이후의 작업에 따라 이들이 어떠한 '의미'를 확보할 수 있을지 또한 지켜볼 만할 듯. ③ 솔로 작업 때는 좀 아쉬웠지만, 이 곡에서 프로듀서 보이락의 기여는 상당합니다. 아무래도 래퍼들과의 궁합에 따라 완성도가 좌우되는 성향의 작가인 듯 하네요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6
    쏘아올린 작은 공
    마이노스, 넋업샨, 디테오, 키비, 수다쟁이, 강산여울, 허클베리피, 본킴
    보이락
    보이락

Editor

  • About 음악취향Y ( 3,444 Article )
SNS 페이스북 트위터
TOP
Error Message : Query was emp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