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 Out #13-5] 타니모션 「탄다, 타」

타니모션 『TAN+EMOTION』
2,185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4.09
Volume EP
레이블 디오션뮤직

[안상욱] 국악이 청자들에게 다가간다는 것은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는 과정이다. 서양악기와의 협연을 통해 보다 나은 소리를 찾는 것은 국악을 지향하는 수많은 아티스트들에게서 으레 찾아볼 수 있는 익숙한 방법이다. 「탄다, 타」는 이에 대한 모범답안이다. 베이스(장혁조-한음파)가 탄탄하게 다져둔 바닥의 소리 위에, 묘하게 어울리는 바라와 징, 그리고 심벌을 덧댄 후, 김소진의 구음이 어우러져 굿의 한장면을 만든다. 연이어 중후장대한 아쟁(김슬지)과 낭창거리는 건반(연리목)의 선율은 이 압도적인 리듬을 덮어 씌우며 듣는 이의 넋을 놓게 만든다. 간주에서 치고 올라오는 태평소(김소엽)는 이들이 만들어놓은 소리의 양탄자 위에서 승천하는 용의 자태로 귀와 몸을 휘감아치고, 사이사이를 빼곡히 메우는 드럼(서호덕)의 리듬은 빈틈을 주지 않는다. 연리목의 지휘하에 역량있는 연주자들의 수많은 악기들이 어우러지만 어색함은 거의 내비치지 않는다. 들고 나는 모든 소리가 순리대로 움직이는 것. 「탄다, 타」를 듣는다면 대중음악의 어법으로 시도했던 국악 중 으뜸가는 조화를 느낄 것이다. 이들의 음악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

 

[정병욱]

최고와 최초 간 가치를 저울질할 수 없듯이 음악에 있어서도 질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추구하는 것과 새로움을 지향하는 것 사이의 우위를 가늠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일 것이다. 다만 조금은 억울하게도 모범이나 정답을 제시하기 어려운 장르로서 퓨전국악은 선택권 없이 대부분의 작업 방향성이 언제나 도전과 실험에 편중되어야 했고 그럼에도 새로운 것에 대한 해답 또한 끝없이 요원해왔다.


② 타니모션의 싱글 「탄다, 타」의 경우에도 퓨전국악이라는 굴레와 그에 뒤따라야 할 성공 불가능한 실험은 거스를 수 없는 일종의 한계처럼 뒤따랐고 국악 파트의 새로움 여부에 초점을 맞췄을 때 그것이 응용이나 실험보다 활용에 가까워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전반부 판소리를 전공한 보컬 김소진의 구성진 창법이나 간주에서 곡 길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태평소 솔로, 징과 정주 등을 이용한 타악기 효과들은 호불호를 떠나 그것이 뻔한 예시는 아닐지라도 새롭지는 않은 것이었다.


③ 다만 다행히도 스스로를 국악 그룹으로 한정짓지 않는 타니모션의 도전은 위의 형식들을 국악의 표상이 아닌 자기 음악의 소도구로 차용할 뿐이었다. 도리어 타니모션이 대외적으로 지향하는 자기만의 색을 잡아가는 것은 키보디스트 연리목과 드러머 서호덕 등 비전통음악 편에 선 악기들이 자기 정체성을 적극 감춤으로써다. 변박으로 쪼개져 빠른 템포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하이햇과 이를 철저히 받쳐주는 건반·베이스는 흡사 꽹과리와 장구 장단의 호흡을 연상시키고 곡의 대단원으로 치닫음에 따라 겹을 이루며 쌓이는 스트링과 목소리들은 그것이 산만하거나 과하지 않으면서도 그만의 화려함과 웅장감을 더한다. 퓨전국악에 있어 단순한 섞어냄이나 특정한 조합이 신선한 시기는 지났음에도 「탄다, 타」의 후반부 소리들의 합집은 오롯이 그만의 것이었다.


④ 타니모션만의 소리 발현은 그것이 새롭든, 새롭지 않든 해당 곡에 대한 아이디어가 형식으로부터가 아닌, ‘굿’의 제의적 세계에 대한 모티프 차용에서 왔기 때문일 것이다. 흥미롭게도 타니모션은 새로움을 추구하고 그를 위한 실험을 반복하면서도 구체적 방법론에 집착하지 않는 듯 하다. ‘탄다’는 의미의 국악의 주법과 정서를 뜻하는 ‘이모션(Emotion)’을 접붙인 팀 이름만큼이나, 또 팀의 이름 그대로를 대변하는 「탄다, 타」라는 제목만큼이나 “탄다”는 ‘흥’의 정서를 타니모션 음악의 최대 정체성으로써 소구하고 있는 것이다.


⑤ 결국 새로움의 영역을 축성하는 것은 자기만의 정체성 구축과 깊은 관련성을 지님을 생각해본다.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형식적 시도 속에서 특정 정서와 컨셉에 기반한 정체성 구축이 일종의 방법론이라면 (그것을 잘 구현한다는 전제 하에) 이 또한 하나의 새로운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탄다, 타」를 통해서 타니모션은 절반 정도의 성공을 거두고 있는 듯 하며, 이를 바탕으로 기대할 때 타니모션의 진화 아이디어는 앞으로 한두 가지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예상해본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5
    탄다, 타
    연리목
    연리목
    타니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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