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 Out #8-1] 버벌진트 「희귀종 (feat. YDG)」

버벌진트 (Verbal Jint) 『희귀종』
2,42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4.08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브랜뉴뮤직

[권민기] ① 《Show Me The Money》의 영향일까. 「희귀종」이 공개된 뒤 평단과 대중의 반응은 주로 《Show Me The Money》에 출연 중인 양동근(YDG)을 향해있었다. 양동근은 원래 피쳐링에서 돋보이는 래퍼이며, 「희귀종」 속 그의 여덟마디 역시 물리적 시간이 담아낼 수 없는 아우라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약간 늦은 듯한 등장 타이밍, 평소보다도 더욱 싱-송(sing-song)스러운 YDG의 랩 플로우, 그리고 버벌진트와 YDG라는, 언뜻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음악인을 묶어주는 「희귀종」이라는 제목 등은 YDG의 벌스를 비롯해 이 곡 전체가 철저한 계산 위에 기획되었다는 점을 암시한다. YDG는 예상 밖의, 혹은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로 청중을 매료시킨 '신 스틸러'가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배역을 노련하게 소화한 베테랑 배우인 것이다. 그렇기에 YDG만큼이나, 이 곡의 디렉터인 버벌진트의 역량도 주목받아야 마땅하다. ② 이미 킹 오브 플로우(King Of Flow)로서의 입지가 탄탄하기 때문이지만, 래퍼/퍼포머로서의 버벌진트는 이 곡에서 그리 인상적이지 않다. 그의 랩이 아쉽다기보다, 이미 기대치가 높아질 때로 높아졌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예전처럼 버벌진트의 벌스 한구절 한구절을 들며 논란을 일으켜보려 해도, 무려 6년 전 「VJ Koo」(2008)라는 제목으로 공개된 적 있는 이 가사에는 그럴만한 건덕지를 찾기가 어렵다. 훅이 새로 들어가고 가사 후반부에 약간의 변화가 있었으나, 적어도 언뜻 보기엔 그리 대단한 차이가 아니다. 버벌진트 본인도 '예전의 가사 중 흘려듣지 않았으면 싶은 것들을 다시 쓰곤 한다'고 말한 적 있는 것으로 보아, 가사의 의미를 비틀거나 전복시킬 의도는 없었던 것 같다. 오히려 인상적인 가사는 YDG에게서 나왔다. "창녀를 사랑하고", "의리파"에, 굶주린 이의 배를 채워주는 "그"는 누구를 의미할까? 버벌진트가 "유전자의 배열이 다른" 자신을 "희귀종"이라 내세울 때, 왜 YDG는 "그"에 대해 노래하는 것일까? 이 미묘한 엇갈림은 흥미로운 의문들을 낳지만, 당장 대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다만 '포스'나 '아우라' 같은 공허한 수식어에 편승하기보다는 그런 단어 하나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보고 싶다. ★★★★

 

[열심히] ① 『Go Hard』 발매를 앞두고 공개되는 두 번째 싱글입니다. 도입부부터 묵직한 사운드로 분위기를 내리지만, 『Go Easy』(2011) 전후로 뚜렷해진 버벌진트의 코드/멜로디메이킹 경향을 배제하지는 않았어요. 때문에, 요새의 랩가요에 기대하는 캐치한 훅은 어렵사리 챙기는 영민한 곡이기도 합니다. ② 도입부에서 『사수자리 vol.1 : 모범라임즈』 믹스테잎 수록곡 「VJ Koo」 가사를 재활용했다 하여 오버클래스 때와의 연결고리를 잠시나마 망상해 본 분들이 (저 말고 또) 있을라나요. 막상 들어보면 연결되는 부분은, 뭐 없습니다. 「희귀종」이라는 주제와의 교점을 얼추 생각하며 가져다 쓴 듯. (원곡은 다프트 펑크의 곡을 밑바탕에 깔고 경쾌하게 진행되었었는데, 그래서인지 같은 가사지만 인상은 다릅니다.) ③ 「반도의 흔한 래퍼」 때도 그렇고, 이 곡으로도 『Go Hard』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양고기 샌드위치 매니아, 응봉산 덕후 등 개인 블로그 탐방의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걸쭉하게 펀치라인을 쏟아내며 거친 언어 배설의 쾌감을 주는 것도 아니죠. 남은 건 래퍼 버벌진트의 퍼포먼스일텐데, 이견 없이 우수한 래퍼이고, 선방하고 있지만 거기까지. 『Modern Rhymes EP』(2001) 나 『누명』(2008)의 그 버벌진트에 기대하는 쾌감에 이르는 건 아닙니다. (이것도 나름 『Go Hard』 본편을 궁금하게 만드는 그의 전략이고 이 모든 것이 상술 어쩌고 하면 이제 흔한 온라인 찌질 열폭 1인이 되는 것일라나요.) ④ 네, 모두가 두루 언급했듯 이 곡에서 양동근을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존재감이 깡패네요. 깔아놓은 판을 무시하듯, 하지만 의외로 타이트하게 따라가는 그만의 플로우는 여지없이 신 스틸러입니다. 최소 별 반 개 이상은 그의 몫.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희귀종 (feat. YDG)
    버벌진트, 양동근
    버벌진트
    버벌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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