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대] 색연필 싱글 재킷도 산들산들 하와이안 음악도 언뜻 대충 만든 것처럼 보이지만 이 따스한 싱글 속엔 멋 내지 않은 멋이 은근 숨 쉬고 있다. 비틀즈 (The Beatles) 트리뷰트와 펑크 (Funk) 록이라는 일상의 장르를 잠시 내려놓고 “나도 무인도에 데려가 달라”며 애인에게 보채는 수수한 사랑 노래. 존 레논(John Lennon)에게 말을 거는 전상규의 첫 솔로 앨범 얼굴로서 왠지 안성맞춤이다. ★★★

[차유정] 여름에 들려오는 하와이안 풍의 노래는 '다 그저그래'라 생각하고 스톱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반전을 느끼게 하는 2절이 사람을 흠칫 뒤로 물러나게 한다. '여자가 선택을 하면 기꺼이 몸종이 되겠으나, 내가 널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거야' 라고 말하는 곡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쩌면 성 역할 자체가 애매해지고 모든 인간들이 지쳐버린 시대에 이 곡은 맥없는 인간들에게 바치는, 이른바 속내를 드러내는 노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