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26-2] 소월 「Trapt」

소월 (Sowall) 『Symptoms Of Lethargy』
626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0.11
Volume EP
장르 일렉트로니카
유통사 포크라노스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혼란스러운 마음을 기억하는 일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소월은 이를 지그시 누르는 무그 신디사이저로 유도한다. 처음에는 그저 스쳐지나가더니 어느새 곡 전체를 누르고, 비트는 자연스레 복잡다단한 패턴을 짜올린다. 그 결과 이 곡은 어딘지 눌린 마음 상태를 그대로 사운드로 구현해내는 데 성공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마음을 기어이 음악적인 구성으로 풀어낸 끈질김이 이 곡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들인 공이 아깝지 않은 사운드가 이 곡 안에 들어있다. ★★★☆

 

[열심히] 건조하고 촉박하게 떨어지는 비트와 랜덤하게 흩뿌려지는 트랙, 그리고 공간을 확장하며 들어오는 신스에 이르기까지. 강박적으로 배치된, 연출된 혼란이 주는 정교한 청각적 경험이 엄청난 긴장감과 함께 밀도 높은 서사를 만들어냅니다. 하나의 조합에 익숙해지기 전 치고 들어오는 영민한 전환, 새로운 트랙/사운드 소스를 자연스레 더하는 능란함은 4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빈틈 없이 청자를 리드합니다. 특히 2분여 즈음 뿌옇게 더해지는 노이즈와 자근자근 고조되는 비트의 대비로 전후반부를 확실하게 구분하는 연출이 단연 일품입니다. 오랜 고민에 걸쳐 단단하게 연마된, 프로듀서의 집념과 깊은 정서를 절절히 느낄 수 있는 역작입니다. ★★★★☆

 

[정병욱] 콩쿠르 수상 경력을 갖춘 재능 있는 재즈 드러머 이소월과 따스한 서정의 팝 밴드 '안녕의온도'의 작사가이자 드러머 사이. ‘비트 메이커’라는 자기규정과 장르를 가리지 않는 ‘다재다능한 프로듀서’라는 외부 시선 사이. 성실한 송라이터와 8년차 유튜버 사이. 소월은 다양한 영역과 정체성을 이리저리 부유하는 듯하지만, 들여다보면 그는 결국 자신의 음악이라는 대전제 아래 ‘리듬’과 ‘서사’라는 두 가지 축을 절대 놓지 않는다. 3년 만에 발표한 솔로 EP 『Symptoms of Lethargy』는 제목과 소개 그대로 자신이 겪은 ‘무기력의 증상’을 다루고 있다. 타이틀곡 「TRAPT」는 무기력의 원인이나 결과, 혹은 속성 등 한 측면만을 투사하는 게 아닌 그 전부를 포괄하는 은유이자 여타 세션 없이 작업한 곡으로서 이번 EP의 주제를 가장 온전히 대표한다. 다소 추상적인 제재를 가사도 없이, 그보다 더 추상적인 전자음악 언어로 표현하는 데에 있어 소월은 자신이 애용했던 두 축을 다시 고스란히, 영리하게 긴용한다. 심장 박동에 가깝게 묘사된 인트로의 비트는 이후 실제보다 훨씬 빠르고 복잡하게 변화된 패턴을 보임으로써 불안감을 자아내고, 뒤따르는 신스음은 기묘하게 추락하는 끝음과 점멸하는 소리로 낙하 이미지를 그린다. 반복하는 프레이즈 위 작은 변주들이 잦아들 때쯤 찾아오는 절정부는 잘게 쪼갠 기존의 리듬 외에 마치 더욱더 큰 추락이 있다는 듯한 새 레이어를 덧댐으로써 ‘내가 만든 함정의 뒤늦은 자각’이라는 진짜 스토리를 완성한다. 이해를 돕는 건 소월이 스스로 남긴 솔직하고 명료한, 그러나 절대 구체적이지 않은 소개 글이다. 마치 오롯이 회화 이미지를 통해 작품의 의미를 전달하던 미술 작가들이 이제 부차적인 텍스트를 동원해 그것을 완성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들의 조합은 저마다 상이한 경험을 관통하는 보편 이미지로서의 주제와 곡의 정서를 완성하며 수수께끼가 자아내는 흥미와 소통이 낳는 공감 사이 절묘한 균형을 잡는 데 성공한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Trapt
    -
    소월
    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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