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69-1] 동양고주파 「파도」

동양고주파 『곡면』
791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9.09
Volume 1
장르 크로스오버
유통사 먼데이브런치
공식사이트 [Click]

[박병운] 동양고주파에 있어 양금의 존재는 단순히 '국악기가 있는 크로스오버 성향의 밴드'라는 말하기 쉬운 규정을 오히려 벗어나기 위해 존재한다. 그들의 양금은 국악의 형식을 인용하는 것을 넘어, 범 아시아적인 풍경 바깥의 중동이나 프로그레시브한 정서가 허락되는 다층적이면서도 글로벌한 지표까지 죄다 흔들기 위해 존재하는 듯하다. 심해의 알 수 없는 사연을 숨기는 베이스와 격랑하는 타악기는 사이렌의 노래와 모비딕의 노기를 오가는 양금과 어우러지며 드라마를 형성한다. 이들이 전작 『틈』(2018)을 넘어서 무엇을 품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음반의 도착도 반갑다. 항해를 한 것이 아니라 큼직한 부산물들을 이끌고 성큼 육지에 닿았다. ★★★☆

 

[정병욱] 데뷔 EP 타이틀곡 「틈」(2018)의 감상평으로 남긴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앞으로 더 남았다“는 평은 관용구가 아닌 진심이었다. 다행히 이는 허튼 기대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다. 이번 정규 앨범의 타이틀곡 「파도」는 방법론 위주의 모색을 펼치던 동양고주파가 드디어 이름에 걸맞은 결과물을 장착했음을 알리는 본격적인 신호탄이다. 양금의 연주는 섬세하게 셈여림을 조절하며 존재감이 돋보이는 인트로를 장식한다. 주제 멜로디를 짚거나 트레몰로로 프레이즈를 반복할 때, 그 위에 레이어를 덧댈 때에도 양금은 시종일관 곡의 결정적 인상을 이끌며 「파도」라는 제목에 합치하는 구상과 오리엔탈풍의 추상을 동시에 완성한다. ‘파도’를 재현하는 양금의 운동성을 ‘오르내림’이라고 하면, 베이스와 퍼커션은 ‘드나듦’과 ‘흔들림’이라 할 수 있다. 절묘한 입장과 퇴장, 짧고 굵은 그루브의 과시로 다소 부족한 사운드의 공간감을 대신하고 밴드 사운드의 정체성도 함께 과시하는 베이스와 퍼커션은 일정한 기조력이 생성하는 단조로운 물결 위에 예측 불가능의 변화를 더하는 역동적인 바람이 되어 진정한 파도의 풍경을 완성한다. 대중음악의 자장 안에서 최근 ‘파도’라는 제목의 인상을 지배했던 새소년의 「파도」(2017)를 덮어쓸만한 라이벌이다. ★★★☆

 

[조일동] 양금은 타현을 통해 타악기적 요소를 가지면서도 화려한 화음과 트레몰로가 가능하다. 이 다양한 가능성의 악기가 오랜 시간 독주 악기로 크게 활약하지 못하다가 오늘날 크로스오버/포스트록 스타일의 팀들을 통해 재발견 되고 있다. 동양고주파는 그 중에서도 양금의 가능성을 가장 극적으로 끌어올린 연주를 들려준다. 윤은화의 양금 연주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해외 프로그레시브 록의 키보드와 기타 역할을 아우르는, 동시에 양금만의 통통튀는 쇳소리 매력을 뿜어내며 청자를 흥분시킨다. 이 흥분을 최우영의 굴곡 넘치는 베이스 연주가 강화하고, 베이스보다 양금과 손발을 맞추는 장도혁의 퍼커션으로 절정에 이른다. 필자는 1년 전 『틈』을 들으며 이미 완성된 동양고주파의 색채에 푹 빠졌다. 그리고 정규앨범 『곡면』을 통해 그 선택이 전혀 우연이 아니었음을 확인한다. 밴드의 합과 연주력을 과시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장면조차 Yes, Asia, Emerson Lake And Palmer 같은 프로그레시브 록의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보였던 그 자부심과 긍지의 표현처럼 여겨진다. 『곡면』을 여는 이 곡의 매력을 감지했다면, 팔색조처럼 변신하는 동양고주파의 음악세계를 앨범으로 반드시 확인하기 바란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파도
    -
    장도혁
    동양고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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