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53-1] 모이다밴드 「Wild Cat」

모이다밴드 『Wild Cat』
760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9.06
Volume EP
장르 재즈
레이블 모이다팩토리
유통사 지니뮤직

[김성환] 마현권(보컬), 정소리(기타), 조준수(베이스), 이종헌(드럼), 이인관(색소폰), 박대현(키보드)로 구성된 퓨전/훵키 밴드 모이다밴드의 EP 『Wild Cat』의 타이틀 트랙. 요새 발표되는 퓨전 팝/훵키 R&B 사운드가 1980년대 일본 시티팝의 외피를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비해 이들의 사운드는 그와는 조금 거리를 두고 있다. 오히려 고전적인 영-미 훵키 알앤비 사운드 또는 당대의 국내 퓨전 성향 가요의 사운드 톤을 계승해 꽤 ‘복고적’으로 다가온다. 한마디로 말해 ‘살짝 비어 있는 그루브의 매력’이라고 할까? 특히 촘촘하게 흐르는 베이스 리듬 위에서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색소폰/트럼펫/키보드 연주와 나름 중독성을 가진 짧게 반복되는 후렴이 곡의 흥을 잘 살린다. 유행에 맞추기보다는 자신들의 원래부터 지향하는 방향성에 충실하게 사운드를 뽑는 그 뚝심과 노력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은 곡이다. ★★★☆

 

[박관익] 묵직한 리듬위에 타이트한 베이스라인, 무심한 듯한 EP 사운드 그 위에 쌓이는 여러 가지 이펙트적인 요소들과 브라스라인까지 모든 요소들이 전형적인 애시드 재즈적인 사운드를 표현한다. 일반적으로 애시드 재즈가 주는 밤의 정서가 있는데, 「Wild Cat」은 그러한 느낌을 잘 살리고 있다. 마이너 계열의 베이스 리프와 브라스 라인에서의 공간계의 이펙팅, 무겁고 어두운 리듬 등이 그러한 정서를 잘 표현해주고 있다. 음악적인 요소만으로도 밤의 정서에 대한 표현이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를 받쳐주는 도시적인 가사까지 모든 요소들이 같은 목적으로 향하고 있는 음악. ★★★★

 

[박병운] 사랑과평화 탄생 이후로 한국 훵크 씬은 역량 있는 세션 음악인들의 탄생과 실종, 귀환의 역사로 채워졌다. 이 밴드의 사정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퓨전 재즈풍의 무드를 제공하는 드럼, 베이스의 안정성 있는 도입부와 도회적인 분위기를 꽉 채우는 트럼펫과 색소폰의 활력, 키보드의 세련된 맛은 기본기라는 단어의 가치를 다시 깨닫게 한다. 그루브와 보컬이 가진 흥과 대비되는 웬걸 소외감이 비치는 후반부의 가사도 묘한 감흥을 준다. ★★★

 

[박상준] 늘 의문이었다. 왜 시티팝이라 읽힐 여지가 부족한 음악들에 대해 시티팝의 딱지를 붙여서 장사를 하려는 걸까? 20년 전 유행하던 시부야 케이처럼 왜곡된 정보가 누적될수록 있지도 않은 것에 헛손짓을 하다 시간만 낭비하는 일이 속출한다. 최소한의 일본식 AOR도 아니고 훵크나 디스코를 동아시아 가요의 카테고리에 녹여내려는 흐름도 없다. 재현과 이식의 역사로도 치환이 불가능한, 그야말로 댄스뮤직에 더 가까운 것들을 시티팝이라 부르는 이들과 좋다고 듣는 유사 힙스터들을 보는 건 솔직히 매우 놀라운 경험이었다. 사실 훨씬 놀라웠던 건 정말 시티팝과 유사하거나 같은 뿌리를 공유하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티를 안 낸다는 점이다. 모이다 밴드의 「Wild Cat」 같은 노래가 그렇다. 디스코 비트에 브라스가 춤을 추며 사오십년 전쯤에 가장 세련됐을 그루브를 치밀하게 펼쳐나간다. 요시노 후지마루(芳野藤丸)가 솔로로 냈던 노래들, 닛타 이치로(新田一郎)가 간지를 철철 흘리고 다니던 시기에 발표했던 음악의 연주가 생각난다. 마현권의 보컬도 원래 그랬던 양 자연스럽고 베이스는 스피커로 듣고 싶은 바람을 샘솟게 한다. 만약 이들이 보도자료에 "이 시대의 시티팝"따위의 문구를 새겨넣었다면 동의는 할 수 없어도 그렇구나, 의도는 알겠다 하며 즐겁게 들었을 것 같다. 하지만 정작 이런 사람들은 티를 안 내니, 그 또한 리뷰를 쓰기에 앞서 고마움이 앞선다. 차진 그루브의 좋은 음악이었다. ★★★

 

[차유정] 와일드캣의 요염과 도발보다는 나이트 클럽 조명 아래 하이힐 신고 춤추는 고양이가 떠오른다. 흥겨우면서도 그루브가 살아있는 댄스뮤직에 대해 많이 고민한 흔적이 느껴진다. 비트있는 곡의 기승전결이 주는 지루함을 최대한 심플하게 축약하면서 유머러스한 부분을 잘 살린 것이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Wild Cat
    마현권
    마현권, 정소리
    모이다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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