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48-3] 양태석 「야그르두타」

양태석 『Re : Drums Vol.1 현의 몸짓』
1,001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9.05
Volume EP
장르 일렉트로니카
레이블 어스앤클라우드
유통사 디지탈레코드
공식사이트 [Click]

[박병운] 거문고와 일렉트릭 드럼 세트에서 추출한 질료들은 마치 화장터로부터 만들어진 뼛가루 같다. 그건 세간의 사람들이 상상하듯 뽀얀 하얀 색을 보이지도 않고, 고르고 고른 용각산의 질감을 연상케 하지 않는다. 오히려 노랗고 불그스름한 것들이 제각각 다른 디테일로 수북하게, 그러나 작은 함에 담길 뿐이다. 하지만 양태석의 음악은 죽음을 닮지 않았다. 오히려 리듬을 연구해 온 사람의 작품답게 약동하는 기운을 꾸준하게, 생명의 이력을 박자 안에 담아낸다. 원천이 된 악기들의 사연을 연상케 하는 한국적인 정체불명의 그 무엇을 굳이 재현하기보다 오히려 전자음악을 닮았는데, 하나의 길을 천착해 온 이 탐구자의 성취는 진지한 감상 대상으로서의 탐구욕과 배경음악으로서의 상상력 모두를 충족시킨다. ★★★☆

 

[정병욱] 타악기 연주자 양태석이 ‘Re: DRUMS’라는 기치 아래 내놓은 첫 번째 EP의 타이틀곡이다. 분명 새로운 방법론으로 꽉 찬 트랙이다. 거문고의 현과 몸통에서 나온 소리를 샘플링해 음악을 구상했으며, 곡의 제목은 온전히 리듬과 소리의 모양에서 유래했다. 창조는 부정(否定)과 해체로부터 출발한다는 뻔한 포스트모던적 진리를 실천하고 있는 셈. 그러나 그것이 창작자의 손을 떠나는 순간, 음악에 담긴 모든 의미와 감상의 미덕은 고스란히 감상자의 몫으로 넘어감을 우리는 알고 있다. 다행히 「아그르두타」는 넘치는 해설에 비해 정갈하고, 컨텍스트의 모호함과 비교하면 텍스트는 그 서사의 미학과 방향성이 뚜렷하다. 무엇보다 양태석은 앨범 콘셉트의 채취 가능한 한정된 사운드 소스에 개별적인 개성을 담아 트랙마다 다채롭게 활용할 줄도 안다. 제한적인 음의 활용에도 진행이 전혀 뻔하지 않고, 리듬 변주에 따른 진행에도 흐름이 절대 난해하지 않다. 타악의 명료한 맞부딪음과 몽환적인 공명의 조화는 비장한 고양과 경박한 긴장을 공존하게 한다. 해방을 직접 열어젖히진 않았지만 열린 문으로 나아가고 있다. ★★★☆

 

[차유정] 이 음악의 소리를 큰 길로 상상해보자. 그러면 한 걸음을 떼고서 계속 머뭇거리는 남자가 불현듯 떠 오른다. 머뭇거림 안에 작은 파동을 스케치로 펼쳐놓은 후, 커다란 그림을 위한 작은 선 하나를 공들여 매만지고 있는듯한 느낌이다. 구성력과 큰 틀 안에서 받아들이고 느껴야 하는 음악이 아닌 작은 움직임 안에서의 신비함과 오묘한 세계가 주는 쾌감을 잘 표현한다. 시작이 밋밋하게 들리는 부분도 없진 않지만, 집중할 수 있는 세밀한 세계가 잘 드러난 트랙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3
    야그르두타
    -
    양태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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