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프로듀서의 성격으로 객원 보컬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는 뮤지션 박문치의 세 번째 싱글. 지난 싱글들인 「울희액이」(2017), 「네 손을 잡고 싶어」(2018)가 그러했듯, 기본적인 음악적 지향은 ‘(뉴잭스윙의 영향을 받은) 90년대 초반 댄스 가요 레트로’이다. 게다가 이번 곡에서는 뉴잭스윙에 일가견이 있는 기린의 가세로 인해 장르적 향기가 더욱 짙어졌다. 정확하게 90년대 레트로에 맞춘 신시사이저 프로그래밍에 보다 올드 스쿨 힙합의 요소가 강화된 중반부의 브레이크, 그리고 참여한 보컬들과 랩의 모습까지 정확히 90년대 초반으로 완벽한 시간여행을 이뤄냈다. 아티스트의 신선함보다는 일관된 음악적 지향이 보여주는 ‘심지 굳음’에 감탄하며, 노래의 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곡이다. ★★★☆

[열심히] 천연덕스러운 90년대 키치한 댄스 팝 사운드의 재현이 인상적인 곡입니다. 노이즈, 잼, 룰라에 이르기까지 꽤 다양한 그 시절 댄스곡이 잔향처럼 스쳐가는데, 단순히 키치한 과거의 반복이라기에는 꽤, 집요하게 디테일을 쌓아가서 은근히 듣는 맛이 있습니다. 중간의 뜬금없는 스크래칭이라던가, 정말 편안한 음역대에서 전반부를 소화하다가 브릿지 파트에서 고음역을 터치하는 작곡 패턴 같은 것들 말이죠. 기린의 보컬은 자신의 앨범에서 나름 변주한 뉴잭스윙으로 접했을 때는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았는데, 차라리 이렇게 대놓고 쉽게 가는 곡에서는 그만의 90년대식 보컬 퍼포먼스도 디테일이 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