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25-5] 이적 「돌팔매 (feat. 김진표)」

이적 『Trace』
985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0.11
Volume 6
장르
레이블 뮤직팜
유통사 카카오엠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이적이 6번째 정규 앨범 『Trace』로 돌아왔다. 「걱정말아요, 그대」와 같이 간헐적으로 발표한 디지털 싱글들을 제외하면 2013년 이후 7년이라는 긴 기다림에 대한 결과물이다. 물론, 이 음반의 주제에 대한 전초전의 성격인 『흔적 Part.1』(2017), 『흔적 Part.2』(2019) 싱글 2부작이 있었고, 그 중 「숫자」와 「나침반」을 이번 음반에 수록했다. 그간 이적의 솔로 앨범 타이틀 트랙은 대체로 슬로우 템포의 곡들이었던 적이 많았다. 그에 반해 이번 타이틀곡 「돌팔매」에서는 마치 ‘Panic is Back!’을 외치는 듯 김진표를 초대해 그들의 90년대의 흥을 새로운 방식으로 복원해냈다. 개인적으로 처음 이 곡을 들었을 때 잠시 2000년대 후반 등장했던 Panic! At the Disco나 Fun 등의 곡들이 잠시 뇌리를 스쳤다. 하지만 이적은 이미 그 밴드들이 추구한 ‘미니멀한 드라마틱함을 팝 속에 담기’의 단초로만 활용할 뿐, 이를 패닉 시절의 총기와 에너지를 되살리는데 ‘땔감’처럼 잘 활용한다. 깔끔한 신스 비트, 또박또박 울림을 전하는 보컬, 누구나 단번에 기억하게 될 안정된 후렴 라인, 곡의 주제를 더 강하게 전하는 김진표의 랩까지, 그가 작곡자로서 가진 장점이 잘 부각되었다. 차별의 극복, 다른 생각의 연대라는 메시지를 ‘행진의 리듬’으로 담는 작곡 아이디어의 승리이자, 앞으로 관련 주제에 대한 언급이 필요할 때 훌륭한 BGM이 되어 줄 것 같은 곡이라 생각한다. ★★★☆

 

[김용민] 무한도전이 끝난 지금에 와서 얘기하자면, 이적의 커리어에서 「말하는 대로」(2011)는 결코 좋은 곡은 아니었다. 억지로 끼워맞춘 워딩부터 이적 특유의 서사는 이상하게 농축되어 스토리텔링도 어설프게 얽혔었으니, 방송의 성공과는 별개로 이적의 음반을 장기간 접했던 청자로서는 그의 방향성이 미디어로 인해 손상되진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돌팔매」는 이적의 초기 작품들처럼 우려를 비웃는 크로스카운터로 꽂힌다. 마냥 용기를 북돋우는 행진곡의 분위기와는 달리, 중간 마디를 통째로 할당해 비교적 친절하게(?) 저격과 응원의 대상을 구체화 한다. 언제나 호불호가 갈리는 이적의 노래와 김진표의 랩은 이번만큼은 조화롭게 잘 녹아들어간다. 음악적으로 듣는 재미가 있다고는 말하기 힘든 단순함이 지배하지만, 어떻게 보면 뭔가 있어 보여야 하는 압박감과 서사가 없는 가벼움이 지금까지 이적과는 색다른 모습이다. 다른 뮤지션이 아닌, 이적이기에 가벼이 들리는 것이 「돌팔매」의 재미라면 재미겠다. ★★★

 

[박병운] 언제부턴가 유재석과 함께한 「말하는 대로」(2011)를 필두로, 본작에 함께 수록한 「당연한 것들」까지 이적의 목소리는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를 담으며 다분히 동시대의 공익적인 목소리로 들린다. 당사자의 의도를 백분 알 순 없으나, 본작 역시 ‘공존’에 대한 언급과 메시지성이 뚜렷하다. 실제로 예의 매번 뚜렷한 보컬의 특성이 그렇고, 이적 본인 역시 이런 유효함을 스스로 버리지 않는다. 여기에 간만에 김진표와의 재회를 통한, ‘패닉 기시감’은 어쨌거나 시의적절함과 향수를 동시에 함유한다. 여기에 『Panic』(1995)의 인상 깊은 데뷔와 전무후무한 소포모어 음반 『밑』(1996)의 독자적 위치, 뒤이어 나온 성과의 하락세를 이 자릴 빌어 굳이 보탤 필요는 없을 것이다. 최근 몇 년간 그의 솔로 디스코그래피 안에서 이 작품의 외적인 인상이 짙다는 사실을 부인할 필욘 없다는 점에서 더더욱. ★★★

 

[유성은] 항상 이적의 음악을 들을때 마다 주의깊게 보게 되는 것은 가사다. 「빨래」(2010)같은 생활밀접형 가사, 「뿔」(1998) 같은 상상력이 가득한 가사, 「왼손잡이」(1995) 처럼 주먹을 하늘로 뻗는 가사 까지. 이적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사로 옮겨서 오해와 깎임없이 그대로 노래를 만드는데 탁월한 아티스트다. 특히 「돌팔매」와 같은 메세지가 살아있는 곡에서의 화법은 직설적이면서도 음악적이다. 「왼손잡이」 때와 마찬가지로, 곡에서 다루는 주제는 다양성에 대한 것이다. 획일화된 문화와 '다른' 것에 대한 편협하고 옹졸한 대처와 사냥에 대한 경종을 돌팔매로 치환하여 노래한다. 곡의 진행은 마치 Imagine Dragons의 「Thunder」(2017)를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록킹한 전개를 기저에 깔고, 전자음으로 구석구석을 채워넣어 점진적 대곡으로 향하는 방향성을 가진다. 이런 편곡의 구성엔 대곡을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는 임헌일이 기타 연주와 함께 참여했다. 곡 자체가 주는 느낌이 이적이 「다행이다」(2007) 라든지, 「걱정말아요, 그대」(2015)와 같은 스토리텔링이 있는 잔잔하고 감동적인 곡들을 불렀을 때보다는 평이하고, 메세지를 강조하다 보니 「하늘을 달리다」(2003)나 「그대랑」(2010) 등에서 보여준 멜로딕하고 짜릿한 전개와도 거리가 있다. 캐치하거나 감동적이지 않지만, 꼭 하고 싶은 말을 김진표와 함께 세상을 향해 외치는, 패닉의 두번째 앨범 『밑』이 생각나는 곡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4
    돌팔매 (feat. 김진표)
    이적, 김진표
    이적
    양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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