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22-5] 정밀아 「서울역에서 출발」

정밀아 『청파소나타』
844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0.10
Volume 3
장르 포크
레이블 금반지레코드
유통사 포크라노스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정밀아는 현재 한국의 인디 포크 씬의 ‘전통적인’ 문법으로 자신의 음악을 펼치고 있는 뮤지션 중 하나다. 조용하고 나긋한, 때로는 차갑게, 또는 따뜻하게 다가오는 그녀의 보컬과 감정과 서사에 대한 정제된 표현들로 풀어내는 가사들. 그리고, 멜로디의 서정을 중심에 놓는 편곡까지 확실히 고전적이다. 특정 이념을 녹이거나 튀는 개성에 방점을 두는 근래의 몇몇 ‘전위적’ 포크들보다는 (음악적 평가와 별개로) 더 귀에 친근하고 오래 정이 가는 이유다. 정밀아의 설명대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다보니 그런 것인지는 모르지만, 『청파소나타』는 자신이 사는 곳을 기반으로 경험하고 느낀 서사와 감정을 일관된 컨셉트로 풀어나간다. 이른 아침 어머니와의 전화 통화라는 형식의 구성을 통해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자연스럽게 풀어나가는 가사를 듣다보면 어느덧 정밀아라는 인간의 감정 한 조각에 대한 공감을 경험하게 된다. 물론 어쿠스틱 기타의 잔잔함과 편안한 멜로디, 그리고 그녀의 보컬의 나긋함이 뒤를 받쳐주기에 곡은 푸근한 안정감으로 귀를 감싼다. 여전히 ‘정밀아다운’ 음악이지만, 그래서 더 아름답고, 가치가 있는 음악이다. ★★★☆

 

[박병운] 쌓이는 생활 소음으로 벽지 위에 묻은 때 같이 쌓인 일상의 피로감에 새삼 모친에게 이 얘기 저 얘기를 수다처럼 뱉는다. 뱉는 수다의 속도는 배가 되고, 기타 연주 역시 마찬가지다. 어느새인가 가세한 일렉 기타와 드럼 연주의 터치는 사연 속 이야기 자체의 생기를 채운다. 비록 정보량은 분산하지만, 수다의 본질에서 밀도가 뭐가 중요하랴. 미술과 음악의 행보 사이에서 고민하던 음악인의 또렷해진 말걸음은 바다의 고장으로 향하는 기차에 힘을 싣는다. ★★★☆

 

[정병욱] 흔치 않다. 그 흔한 후렴구의 반복 없이 가사를 이토록 구구절절 풀어놓는 재주는. 역시 흔치 않다. 가사 속 나와 상관없는 이의 이만치 개인적이고, 디테일한 이야기가 듣는 이의 이야기가 되는 경험은. 이 곡에는 일렉트릭 기타도, 베이스와 드럼도, 크레딧에 표시도 안 된 셰이커도 등장하지만, 정밀아 본인이 연주하는 어쿠스틱 기타 외에 그 어떤 악기도 두드러지지 않는다. 여느 때보다도 가까이 들리는 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 어머니의 걱정을 대학 시험 보러 서울 온 날의 추억으로 웃어넘기는 화자의 능청스러움이, 그 속에 자신과 친구의 안부를 녹여내는 자상함이, 그로부터 변화된 서울과 자신의 모습을 반추하는 진지함이 마치 한 편의 단편영화처럼 비친다. 물론 이 장르, 저 장르 짬뽕이 된 영화에도 핵심 주제와 태도는 필요한 법이다. 쓸쓸한 듯 결국 씩씩하게 걸어가는 이 노래의 템포와 밝은 멜로디처럼, 뜬금없이 바다에 가보겠다는 고백이 낯설지 않은 마무리 가사의 다짐처럼, 어제가 켜켜이 쌓은 오늘의 일상에서 내일이라는 쪽지 한 장 꺼내어 보기 무척 좋은 노래다. ★★★★

 

[차유정] 의도와는 다르게 크게 들리는 목소리가 메시지와 만나면서 이상한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하루의 이상한 담담함과 슬픔이 지나면 그 자체로 역사가 된다는 사실을 담담하고 처연하게 표현하면서도 기억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 나직함이 강렬한 포인트로 남는다. 떠나는 자의 설레임과 현실을 사는 지루함이 사이좋게 짝을 맞추고 있다. 양립할 수 없는 감정을 꾸미지 않고 드러냈다는 것만으로도 신선한 아름다움을 전해준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서울역에서 출발
    정밀아
    정밀아
    정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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