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05-5] 어라이브펑크 「가죽자켓 (feat. 뱃사공, 딥플로우)」

어라이브펑크 (Alive Funk) 『DI-ANA』
894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0.06
Volume 1
장르 힙합
레이블 라일
유통사 드림어스

[김용민] 진즉에 이뤄져야 할 조합이 이뤄졌다. 그 판에서 셋은 미친 듯이 놀아 제끼고 (자조적으로) 한물 간 것들의 멋을 미친 듯이 풀어제낀다. SNS에서 화려한 것들, 그러나 현실에서 만나면 ‘저게 뭐야’ 할 것들의 향연. 그 모든 것들을 모아, 음악이라서 화려해질 수 있는 방법을 영민하게 택했다. 어찌보면 뱃사공부터 한물갔다고 생각하는 랩을 들고 가장 힙해진 뮤지션이며, 딥플로우도 과거와 현재를 잇는 래퍼의 대명사격 아니던가. 어라이브펑크는 그 둘 사이에서 투톤 기타로 무던하게 분위기를 조장하며 ‘자조’에서 스웩으로 넘어갈 수 있는 다리를 뚝딱 건설하고 있다.‘가죽자켓’이라는 제목까지, 그 일관성은 너무나도 투명하고 멋스럽다. 이는 레트로에 적용할 수 있는 매우 훌륭한 방법론이며, ‘마티즈’ ‘가죽’ ‘왁스’같이 낡은 단어들이 생명력을 얻을 수 있는 인위성을 꽤나 유쾌하게 발현한다. 내용은 억지스러운데, 뱃사공이 랩하니 이해가 되고 딥플로우가 랩하니 조금 더 세련되어 보이고, 어라이브 펑크가 기타를 치니 세뇌가 된다. 이게 멋이다. ★★★★

 

[정병욱] 어라이브펑크가 앨범에 표방하고 관철한 ‘순수 리얼 연주 앨범’이라는 가치는, 오늘날 듣는 이에게는 사실 (특히 샘플링과 시퀀싱을 통한 작법이 익숙한 힙합 리스너에게는) 특별히 중요하거나 감상에 큰 차이를 가져오지 않는 괜한 철학일 수 있다. 그러나 『DI-ANA』의 트랙 면면을 통해 새삼 깨닫는 사실은, 특정 방법론의 지향이나 집착이 결국 양태는 제각각일지언정 적어도 그만의 곡의 완성도를 담보한다는 기분 좋은 착각을 준다는 점이다. 본 싱글은 꽤 화려하고 다채로운 스타일과 피쳐링진을 아우른 앨범 내에서도 주제에 가장 걸맞은 멋들을 이어붙인 곡이다. 아티스트의 이름처럼 시종일관 훵키한 일렉트릭 지반을 다지는 저음 리프와 자신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판 위를 제대로 뛰어노는 뱃사공과 딥플로우의 중저음 랩이 그 궁합만으로 탄탄한 짜임새를 완성한다. 빈틈을 완벽히 메우는 기타의 하이톤 애드리브나 두 래퍼가 각기 자신다운 허세를 노골적으로 혹은 유머러스하게 풀어놓는 가사마저 절대 과하지 않은 아날로그 풍미로 그득하다. 다만 유난히 명쾌한 콘셉트와 애초에 지향한 바를 100% 착실하게 소화해낸 두 퍼포머의 존재감, 변주와 반전 없는 성실한 직진 행보는 어쩔 수 없이 듣는 재미를 다소 제한한다. 실제로 그렇게 노린 것이지만 장단점이 명확한 트랙. ★★★

 

[조일동] 와와페달로 그루브의 훅을 만들고, 매끄러운 공간계 이펙터의 톤 감각이 빛나는 블루지한 라인까지 두 대의 기타 연주가 판을 깔면 그 아래로 슬그머니 치고 빠지는 베이스라인과 드럼이 노래 전체에 긴장감을 부여한다. 나른한 베이스는 두 래퍼 사이에서 변박으로 치고 빠지고, 기다렸다는 듯 두 기타가 호응하며 리듬의 맛을 강조한다. 훵크를 뿌리로 두는 힙합 그루브가 주는 즐거움을 강조하면서도 몰아치지 않는 중용의 매력이 절로 미소짓게 한다. ★★★★

 

[차유정] 기름지고 무겁지만 언어에서는 담백함을 드러내겠다는 욕망이 그루브한 리듬에 실려 잘 표현되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잘난척을 하다가 멈추는 허세의 입김으로 끝날 수 있는 메시지이긴 하다. 하지만, 그들 스스로 얼마나 무거운 현실에 살고 있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러지기 싫다는 욕망을 투사하는 리듬감이 귀를 붙잡는다. 허세와 울부짖음 사이에서 본인들의 시간을 찾아가는 느낌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5
    가죽자켓 (feat. 뱃사공, 딥플로우)
    뱃사공, 딥플로우
    어라이브펑크
    어라이브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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