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03-4] 이날치 「별주부가 울며 여짜오되」

이날치 『수궁가』
888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0.05
Volume 1
장르 크로스오버
레이블 잔파
유통사 리웨이뮤직앤미디어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밴드 포맷의 연주와 판소리-민요 가창을 얹는 크로스오버 팝 사운드 시도는 오래 전부터 인디씬에 존재했다. 하지만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아마도 밴드 씽씽이 한국을 넘어서 해외 음악 매체의 유튜브 라이브 무대에서 공연을 하는 등 국제적 주목을 받은 이후일 것이다. 비록 씽씽은 해체했지만 밴드 출신의 멤버들이 여전히 크로스오버적 지향을 다른 밴드에서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희문이 국악인의 정체성을 적당히 유지하면서 계속 다양한 프로젝트로 그의 음악적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면, 그와 함께 했던 베이시스트 장영규는 이날치라는 새 밴드를 통해 보다 ‘대안적인’ 대중음악으로서의 ‘판소리 록’을 완성해내고 있다. 다섯 명의 판소리 보컬과 함께하면서 국악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직 베이스와 드럼을 기반으로 리듬을 구축하지만, 판소리의 운율, 국악 고유의 선율의 매력이 서구의 리듬악기들과 기막히게 잘 어우러진다. 내용 면에서도 판소리 수궁가의 텍스트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대중음악 쪽 귀에 더 익숙한 이들에게는 보컬을 제외하고는 훵키하면서도 자연스러운 그루브가 되어 이색적인 청취의 흥을 제공한다. 원작이 갖고 있는 중요 포인트들이 이들의 재해석 속에서는 반복을 통해 하나의 ‘훅’으로 작용하는 것도 매력 포인트. 전통과 현재, 한국과 서양의 음악적 형식이 21세기엔 전혀 이질적일 필요가 없이 변증법적 매력을 발산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곡이다. ★★★★

 

[정병욱] 씽씽의 성공은 그간 대중음악과 국악 간 융합에 있어 다소 생소했던 경기민요는 물론, 전통을 굳이 의식하지 않은 파격적인 비주얼과 퍼포먼스를 내세웠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편곡과 연주가 이를 마치 본래 한 몸인 것처럼 훌륭히 백업했다는 점에서 분명 색다르고 절묘한 것이었다. 그러나 얼핏 이와 같은 시도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얕은 시각이나 조급증은 엇비슷한 퓨전 국악이나 크로스오버 곡을 양산하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이날치는 앞서 씽씽을 이끈 장영규가 직접 팀의 방향성을 주도해 판소리나 국악 요소의 맹목적 차용을 경계한다. 결과적으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노래와 반주, 비주얼과 퍼포먼스, 서사와 정서 등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과 완성도다. 베이스 두 대를 배치해 이날치만의 흥과 리듬감을 강조한 편성의 힘은, 전주와 간주, 가창 파트에 따라 4박과 6박을 오가며 단순하면서도 쫄깃한 긴박감을 더하는 이 곡 「별주부가 울며 여짜오되」을 통해 충분히 발휘된다. 『수궁가(水宮歌)』의 기존 대목에 있는 핵심 구절을 차용해 격정적으로 훅으로 활용한 가사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던 「범 내려온다」의 그것보다 훨씬 신선하다. 다섯 소리꾼의 에너지가 유독 빛나는 노래이기도 한데, 이들이 기존 판소리의 방법론을 유지하면서도 정서적으로 원전을 뛰어넘은 이 곡만의 신명에 녹아들고 있다는 방증이다. ★★★★

 

[조일동] 장영규의 새 걸음은 경기민요에 이어 판소리 크로스오버로 향하고 있다. 판소리는 민요와 또 다른 긴 호흡의 내러티브를 가진 음악이다. 그런 면에서 「수궁가」를 소재로 향후 진행될 싱글 시리즈는 팀 구성원이 지금껏 쌓아온 독특한 사운드 내러티브 역사와 엮이며 기대가 커지지 않을 수 없다. 첫 싱글 두 곡부터 멤버들이 한 판 걸게 노는 힘이 짜릿짜릿 전해진다. 당연히 그냥 레코딩 현장에 마이크를 대놓는다고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섯 판소리 소리꾼의 목소리를 이리저리 배치하고, 신시사이저, 베이스, 드럼과 어우러지게 만든 다양한 편곡과 편집이 3분 내내 가득하다. 흐뭇한 미소와 함께 몸이 먼저 움직이는 멋진 음악이다. ★★★★

 

[차유정] 판소리를 가요로 컷팅하는 작업을 유쾌하고 센스있게 진행한다. 초반부에는 「흥보가 기가 막혀」(1995) 가 떠오르다가 막판에는 후렴구에 리듬감을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간다. 판소리 고유의 느림 이라던가 길게 호흡해야 하는 스토리 텔링적 관점이 아니라 부분적인 이야기 토막의 긴박감을 어떻게 살리는지에 주안점을 둔 것 같다. 퓨전 크로스오버 라는 장르의 틀이 아닌 새로운 국악의 해석이라는 관점에서 시작점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도 존재한다. 이는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에 대한 숙제이기도 하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9
    별주부가 울며 여짜오되
    미상
    이날치
    이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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