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02-4] 추다혜차지스 「비나수+」

추다혜차지스 『오늘밤 당산나무 아래서』
852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0.05
Volume 1
장르 크로스오버
유통사 포크라노스
공식사이트 [Click]

[박병운] '한국의 아름다움'이자 '지켜야 할 전통'이라는 고답적인 이미지 안에 갇혀있던 한국의 소리들을 그루브함과 즐거움으로 유튜브 영문 덧글란 바다로 끄집어낸 씽씽의 수훈을 여기서 달리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젠 추다혜의 소리와 훵크의 휘청이는 리듬감이 조우한다. 평안도 다리굿 ‘비나수’ 소리를 원전으로 한 서사는 현세와 내세 사이의 복잡한 사정을 반영하듯 변화무쌍과 숨쉬기를 오가는 듯하다. 다만 나같이 과문한 이에겐 추다혜의 서도 창법이 가진 청아함과 비음의 성격이 반영된 듯한 보컬 녹음은 다소 낯설게 들리긴 했다. 로(raw)하게 녹음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었던 생각을 뒤집는, 하울링이 강조된 녹음의 공기는 장르와 밴드의 의도가 있으리라 유추한다. ★★★☆

 

[유성은] 저녁 무렵, 해안가 자갈 마당에서 마을 무당이 동네 기울어진 당산나무에 금줄을 치기 시작한다. 작두 위에 입에 머금은 소주를 뿌리는 무당의 얼굴은 겁에 질려있기 보단 어딘지 결연하면서도 아련한 눈빛을 모호하게 띄고 있다. 쳐다보거나 들어서는 안될듯한 간절함과 절실함이, 거기엔 어떤 무거운 형체와 처절한 기도가 도사리고 있다. 「비나수+」가 펼치는 굿마당은 힙합의 틀거리 안에서 리듬감 있는 타령으로 굿을 형상화해내었던 딥플로우의 「작두」(2015)와는 달리, 과거 무가(巫歌)의 유니크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 재현했다. 그러면서도 훵키한 밴드의 사운드로 또 다른 전개를 만들어 아련함과 간절함을 더욱 섬세하게 껴안아 2020년의 대중음악으로 승화시켰다. 한땀한땀 정성스레 만들어낸 장인의 가죽 가방처럼 추다혜차지스의 멤버들이 완벽하고 집요하게 끼워맞춘 신비한 사운드는 청자를 공존하지만 닿을수 없는 어떤 세계선으로 이끌어 준다. ★★★★☆

 

[조일동] 평안도 무가에서 사용되는 비나수 장단을 제목으로 내세웠지만, 전반부는 방울 소리로 시작하는 사이키델릭 록으로 환원되는 사운드다. 그래서 ‘+’를 넣은 모양이다. 거기에 제주도 영등굿에 황해도 재수굿까지 호명하며 플러스를 더해간다. 그렇게 보면 오히려 곡 중반부터 2020년식 무악 혹은 '비나수'가 본격 시작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무악의 핵심이라 할 장구, 북, 방울, 꽹과리 역할을 베이스와 타악기 리듬이 맡고 피리 역할을 팜뮤트 기타 연주가 대신하며 추다혜의 노래와 함께 한 판 걸게 논다. 단순하면서도 혼을 쏙 빼는 굿판 특유의 몰아가는 힘이 이 단출한 구성에서도 감지된다는 사실에 짜릿하다. 씽씽과 또 다른 차원에서 벌어지는 크로스오버의 완성도가 기분 좋다. ★★★★

 

[차유정] 우연의 일치겠지만 레게 사운드가 부드럽게 맞아 떨어지는 조합을 듣는다는 것이 신비로운 기분을 자아낸다. 이제 국악과 민요는 서로를 설득할만한 페이스를 크로스오버라는 분류 안에서 서서히 드러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타인과 자연을 향해 복을 비는 마음의 메아리라는 것이 매우 추상적이고 약속을 담보하지 않은 선행이다. 하지만, 타인의 사랑과 행복을 축원함으로 얻어지는 기운의 플러스알파는 굿의 가장 명료하고 뚜렷한 목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이 싱글은 또 하나의 큰 업덕이자 메아리인 셈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비나수+
    추다혜, 코엔
    시문, 추다혜
    추다혜차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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