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굳이 치자면 서브컬쳐 애호자들의 도원결의처럼 얼추 소개할 수 있는 곡입니다. 하지만, 재패니메이션의 삽입곡이라하도 무리없을 속도감과 사운드 어레인징 외에도, 산만한 듯 화사한 재료가 뭉쳐지는 에너지가 상당합니다. 기타의 영역을 반 정도 넘나드는 역동적인 베이스, 느긋한 리프 플레이를 최대한 배제하고 잘게 쪼개어지며 들어오는 기타와 건반의 조합, ‘가창’을 해하지 않는 선에서 보컬로이드스럽게 가감되는 이펙트 같은 것들 말이죠. 드럼만 저음역의 묵직한 공간감을 잡을 수 있도록 리얼로 연주했다면, 재패니류 특유의 산화하는 듯 가벼운 느낌까지도 훌륭하게 보완하지 않았을까 생각도 듭니다. 굳이 서브컬쳐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진지하게 듣고 즐길만한 결과물입니다. ★★★☆

[유성은]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涼宮ハルヒの憂鬱)》(2006)이나 《럭키스타(らきすた)》(2007)로 대표할 수 있던 시기의 교애니 재패니메이션의 성우가 부른 J-POP 주제가를 한번에 연상케하는 곡이다. 가창이 랩으로 들릴 정도로 엄청나게 빠른 비트를 제대로 탄 채, 풍부한 멜로디의 입체적인 전개로 휘몰아치듯 진행되는 것이 인상적이다. 마치 베이비 메탈을 듣는 듯 기타 사운드의 결이 오프닝부터 기타 솔로까지 살아 숨쉬며 전반적인 분위기를 록킹하게 유지한다. 보컬튠이나 서브컬쳐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사운드는 죽이지만 보컬이 패착'인 상황은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한 밸런스가 돋보인다. 보컬 초희의 목소리는 때로는 절실하게, 때로는 끈적하게 '감정'을 제대로 만들어 냈다. 사랑과 이별, 행복과 절망이 아닌 조금 색다른 주제를 가져온 가사 또한 유튜브를 중심으로 서브컬처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이끌어내는 곡을 탄생하게 만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