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74-3] 바비핀스 「하지 말래」

바비핀스 (Bobby Pins) 『하지 말래』
735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9.11
Volume EP
장르
유통사 포크라노스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멜로디에 매달려서 가사가 따라가는 곡이 있는가 하면, 말맛에서 멜로디를 빚어내는 노래가 있다. 이 곡은 명백한 후자다. 메인리프나 사운드 스케이프나 뚜렷한 말맛의 가사에 포인트를 주겠다는 인상이 강하다. 그걸 듣는 재미가 쏠쏠하니 괜찮다. 군더더기가 별로 없다는 생각도 든다. (팝이라는 장르를 다루며 군더더기가 별로 없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장점이다.) 그래서 듣고 나면 깔끔하다. 감정의 운신이 의외로 좁다는 흠을 제외한다면, 충분히 통할 구석이 있는 팝 싱글이다. ★★★

 

[박병운] 재간을 부리는 신스 사운드와 날렵하게 꼬아 의도적으로 달리 들리게 부르는 한국어 가사 등은 영락없이 2000년대 이전엔 대학가요제에서 큰 상 받았을, (반대로 2000년대 이후엔 그저 새삼스럽게 들릴) 장치이다. 공교롭게 이 글을 쓰기 이틀 전 ‘의도적인 키치’와 ‘잘 우러나오는 키치’ 같은 주제에 짧은 대화를 동료와 나눈 적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장기하와얼굴들의 전례 등이 떠오르긴 했다. 호방한 보컬 등엔 캠퍼스 팝/록의 기운을 의식적으로 재현하는 장치들이 있었다. 그리고, 오해를 풀자면 음반 전체에서 이런 의식적인 인상을 준 곡은 이 곡만이 유일했다. 음반의 첫 곡으로선 이런 전략이 유효했을지도. ★★☆

 

[유성은] 「하지 말래」는 미니멀한 밴드 사운드, 특히 뿅뿅 거리는 신스 사운드와 몰입감 높은 기타 리프가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특유의 공간감이 인상적인 곡이다. 얼핏 송골매나 옥슨80 같은 그룹사운드의 향취도 있고, 작년에 해체한 장기하와얼굴들의 목소리가 겹쳐지기도 하며, 육각수의 「흥보가 기가 막혀」(1995)를 어렴풋이 떠올리게 한다. 또한, 이 곡은 음절을 빡빡하게 채우는 가사 속에 꼰대들의 잔소리에 대한 지긋지긋함을 잘 녹여냈다. 심플함 속에 계속 반복되는 사운드적 장치들이 귓속을 맴돌아 강렬한 중독성을 가진다. 다른 수록곡들에선 중음이나 고음 가릴것 없이 이승윤의 보컬이 번뜩이지만, 이 곡에선 최대한 자제하며 오히려 특별함을 드러낸다. 지난 싱글들에선 무척 대중적인 구조의 멜로디의 기승전결로 버스커버스커 같은 성향을 느낄 수 있는 밴드였지만, 이런 단순하고 리드미컬한 곡을 타이틀로 내세우며 다재다능함을 어필했다. 청춘에 어울리는 재기발랄함이 듣는 이의 공간을 팅팅 두들기며 말리지 말고 응원해달라고 부탁한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하지 말래
    임일규
    바비핀스
    바비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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