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62-4] 치스비치 「Summer Love …」

치스비치 『Summer Love …』
1,062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9.08
Volume Digital Single
장르
유통사 포크라노스

[김병우] 묘하다. 이 곡을 들으면서 새삼 얼마나 멀리 내가 그 시절과 떨어졌는지를 느꼈다. 그 때를 주름잡던 사운드 메이킹 위에 올라가있는 네 명의 보컬을 들을 때 더욱 그런 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서 새삼 딱딱하고, 시원하고, 약하기만 하던 지난날의 여성 보컬들을 생각했다. 지금은 그러한 보컬들이 자연스레 살을 얻고, 부드러워지고, 더불어 다른 감수성을 취한다. 치스비치의 곡은 지금과 과거가 비교적 충돌하지 않는 지점에서 적절한 타협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치스비치의 색이 다른 보컬이 사운드에 착 달라붙는 것을 듣고 나서, 그리고 90년대의 강압적이고도 딱딱한 보컬을 견주어 보면서, 그래도 나아진 부분이 없지는 않다는 사실에 이상한 안도감을 얻었다. 그 안도감이 부끄러웠다는 사실을 고백해야겠다. 그렇게 만든 곡이 꽤 괜찮은 지점을 적절하게 건드렸다. 나름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 완료한 싱글이라고 하겠다. ★★★

 

[김성환]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음원 사이트에서 신곡을 체크하고 있던 상황에서 이 곡을 처음 만났을 때, 정말 제대로 한 방 먹고 말았다. 정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인디 씬의 여성 싱어송라이터 4인의 결합 프로젝트라는 자체로도 반가웠지만, 그것도 1990년대 말 한국 1세대 아이돌 걸그룹들의 트리뷰트(?)를 자처하는 콘셉트를 구축한 결과물이라는 것이 매우 특별했기 때문이다. 또한 기획사의 주도면밀한 준비를 통해 결성되고 활동이 진행되는 것이 보통인 K-POP 아이돌 팝 그룹들의 보편성을 탈피해 이번 활동의 모든 것을 D.I.Y 모드로 진행하고 있다는 것 역시 특별하다. 일단 멤버들이 함께 작곡을 하며 잡은 곡의 뼈대는 에스이에스나 밀크, 서클 등의 히트곡들에서 보여졌던 미디움 뉴 잭 스윙 비트다. (편곡을 담당한 박문치의 역량이 두드러진 부분이다.) 거기에 네 멤버들의 보컬은 의도적으로 연한 톤을 강조하는 방식을 통해 1세대 아이돌 걸그룹들 보컬들의 (깊이 따지고 보자면 한계점과 같은) 특징을 그대로 계승(?)하려는 게 느껴진다. 가사 역시 '시리'의 등장을 제외한다면 딱 그 시절 감성 그대로다. 평소 자신들의 주전공과는 다르지만, 그들이 유년시절 성장하면서 겪은 대중문화의 일부를 단지 재미로의 재현을 넘어 음악적으로도 의미를 담아 완성해낸 그들의 시도에 격한 환호를 보낸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 프로젝트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

 

[손혜민] 「Summer Love…」의 자켓사진을 보자마자 이게 진짜 레트로, 올드스쿨이라는 생각에 푸흡 웃어버렸다. 대중들에게 제법 알려진, 각기 다른 색의 4명의 뮤지션들이 모여 1990년대 전설의 걸그룹들을 2019년 현대의 버전으로 재현해냈다. 곡의 구성, 자켓 사진 등 모든 요소들이 마치 타임머신을 작동시킨 듯하다. 테이프를 살짝 감은 듯한 효과음, 보컬의 감미로운 애드리브의 뒤를 잇는 레트로한 드럼 위로 치즈, 스텔라장, 러비, 박문치 넷의 목소리가 조화롭게 흐른다. 나긋나긋한 멜로디라인의 전개 중간에 등장하는 댄스 브레이크 구간, 스크래치 사운드, ‘파티 피플’을 외치는 목소리까지. 당시 걸그룹 특유의 수줍음이 가득한 사랑을 담은 가사로 화룡점정을 찍는다. 여름보단 겨울과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지만 완벽 그 자체의 곡이기에 아무렴 어떤가 싶다. 이 곡과 잘 어우러지는 안무와 함께 한 뮤직비디오도 곧 볼 수 있길 희망한다. ★★★★☆

 

[유성은] 치즈의 달총, 스텔라장, 러비, 박문치가 결성한 쟈켓사진에서부터 90년대 냄새가 확나는 걸그룹 치스비치의 「Summer Love…」는 뉴잭스윙을 가미한 복고적인 사운드로 재미와 향수를 동시에 잡는다. 사진의 화사함은 얼핏 에스이에스의 2집 『Dreams Come True』(1998)와 비슷하지만, 곡은 에스이에스의 데뷔곡 「I'm Your Girl」(1997)이 수록된 1집의 감성을 지향한다. 단순히 에스이에스의 카피나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Babyface와 Toni Braxton이 합작으로 《Boomerang》(1992) 사운드 트랙에 수록된 「Give U My Heart」(1992)이나, Bobby Brown과 Whitney Houston이 함께 한 「Something In Common」(1993)이 지닌 상쾌함과 그루브함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부드러운 악기와 빛을 받아 잔잔하게 반짝이는 파도를 떠올리게 만드는 유약한 네 보컬의 조합은 그 시대를 관통해온 세대의 청자들에게 얼핏 심심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을 두세번 지난 후의 현재 시점에서 음색이 두드러지는 보컬로 부드럽게 표현해내는 것이 이 곡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재현에 그치지 않고 상태 메세지와 시리를 데려와 현대화시킨 가사의 센스에도 주목해볼만 하다. 사운드의 완성도, 고민의 흔적, 진심이 두드러지는 복각 아이돌의 등장.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Summer Love …
    박문치, 달총, 러비, 스텔라장
    박문치, 달총, 러비, 스텔라장
    박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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