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운] 엔씨티의 분화된 세계는 어디까지 확장되었고 어디까지 나눠진 것인지 웬만큼 주의를 기울지 않으면 알기 힘들다. 이 글을 쓰는 사람은 공교롭게 엔씨티유(NCT U)쪽의 곡에 취향이 기울어진 사람이었다. 「일곱 번째 감각 : The 7th Sense」(2016), 「Baby Don’t Stop」(2018) 같이 곡의 핵심이 명료하며 멤버의 수가 정제된 곡 쪽이 맞긴 했는데, 어쨌거나 상황을 보면 기획사의 정성과 전략은 엔씨티127에 기울어진 듯하다. 특히나 서울의 위도를 뜻하는 숫자가 새겨진 그룹명과 별개로 미국을 위시한 여러 매체와의 접촉이 잦은 모습은 아무래도 수많은 이들에겐 방탄소년단과의 전략 비교를 꾸준히 유도할 듯하다. 여전히 이들 최고의 성취라고 생각하는 「無限的我(무한적아) : LIMITLESS」(2017)를 위시한 「소방차 : Fire Truck」(2016) 「Cherry Bomb」(2017) 등의 곡들이 가진 특징적인 엔씨티127만의 분위기는 최근 들어선 다소 희석되었고 엔씨티라는 연합체 전체를 대변하는 모양새로 바뀌었다. 곡 자체는 지난 정규반과 리패키지에 수록되었던 「Replay (PM 01:27)」(2018)이 지닌 일렉트로 팝의 기조를 뚜렷하게 잇는다. 선공개곡다운 완만함 지향은 물론 태용과 마크가 뚜렷하게 잡았던 랩의 부분보다 태일 등의 멤버들이 맡은 보컬 라인 쪽의 시원함을 강조하고 있다. 결과적으론 차트상의 영광은 다음에 이어지는 타이틀곡에 양보할 운명의 곡이지만, 엔씨티라는 복합체와 다방면에서 기획사가 안고 있을 현재의 고민을 반영하는 움직임 중 하나. ★★★

[열심히] 청량하게 뻗어오르는 고음역과 역동적으로 소리의 두께와 결을 들였다 빼는 구성으로 지속적으로 흡인력을 끌고 가는 일렉트로닉 댄스 곡입니다. 극단적으로 후렴구를 중심으로, 혹은 반복적으로 밀어부치는 곡의 구성이나, 날카롭게 뽑힌 각 트랙의 매무새에서 K-Pop 이상을 지향하고자 하는 야심 또한 읽힙니다. '아이돌 그룹'이라는 상품으로서는 이런저런 이슈로 인해 저평가된 면이 있지만, 최소한 에스엠이 프로듀싱한 최첨병의 보이그룹으로서, 지속적으로 섬찟한 장르 교배의 최전선을 보여주고 있다는 데에는 딱히 이견을 제시하기 어려울 듯 합니다. 에스엠 프로듀싱이라고 규정되다보니 오히려 일견 저평가되는 부분이 있네요. ★★★☆

[유성은] 「Highway To Heaven」은 엔씨티127의 선공개곡으로 약 6개월만의 컴백이다. 묵직하고 강렬한 힙합비트와 전자 악기의 냉막한 사운드에 주안점을 두었던 전작들의 노선에서 조금 벗어나, 일견 같은 기획사의 선배인 샤이니의 색이 금방 떠오르는 멜로딕한 팝 댄스로 상큼함을 장착했다. 특히나 미니멀하고 통통튀는 전개와 대구를 이루듯 대규모 트랙이 사용된 후렴의 코러스 라인이 주는 반전의 쾌감이 굉장하다. 기획사의 선배인 에이치오티가 「전사의 후예」(1996)로 활동하다가 「Candy」(1996)로 노선을 변경했듯이, 너무 한쪽으로 쏠렸던 소년들의 가능성을 메이저한 방향으로 전환하며 확장성의 확보에 한발을 내딛는 싱글로 기능한다. 이는 타이틀곡인 「Superhuman」까지 이어져 보유한 모든 싱글들 중에서 가장 높은 대중성을 가지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