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원년 보컬리스트 김형중의 주도로 재가동한 1990년대의 일렉트로닉 팝/록 밴드 이오에스의 3월 공개 예정인 EP에 앞서 선공개한 싱글. (신보의 CD는 500장 한정으로 제작되며 공식 유통판매 없이 크라우드 펀딩 참여자들 중 리워드로 선택한 사람들에게만 제공될 예정이다.) 「Skydive」가 과거의 곡들과 보다 달라진 면이 있다면, 2010년대의 EDM이 보여주는 사운드의 특성을 직접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25』(2018)가 그래도 과거의 색채에 좀 더 가까웠다면, 이 곡에서는 도입부터 강한 흡입력을 보여주는 김형중의 보컬 파트를 제외하면, 후렴으로 갈수록 보다 모던함을 향해 달려간다. 그러나, 예전의 팬들이 들어도 큰 부담이 없도록 보컬 멜로디의 청량감을 강조했기에 이오에스의 과거와 현재가 매끈하게 공존한다. 코나와 더블유를 이끌었던 배영준의 합류가 이오에스에게 더욱 탄탄한 날개가 되어 큰 시너지를 안겨주었음을 다시금 확인하게 만드는 곡이다. ★★★☆

[유성은] 김형중, 조삼희, 배영준의 3인 체제로 재결성 후 컴백의 시작을 알렸던 전작 「전속력의 발라드」(2018)가 일렉트로닉 기반의 밴드 음악이라는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 곡 「Skydive」는 일본의 산다이메 제이소울 브라더스 (三代目 J Soul Brothers)나 Generations의 히트곡들을 자연스레 떠올릴 수 있는 세련미 넘치면서도 댄서블한 본격적인 전자음악이다. 비트의 폭발점으로 차근차근 향하는 구조의 치밀함 뿐 아니라, 멜로디 자체의 매력과 악기 구성의 특별함 역시 놓치지 않았다. 모험에 가까운 장르의 도전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성을 유지하는데 성공한 셈이다. 이는 역시 더블유의 활동으로 트렌디한 전자음악을 계속해서 만들어왔던 배영준의 역량이 크게 발휘되었음에 틀림없다. 역시나 전자음악에 가장 적합하게 어울리는 김형중의 목소리는 곡의 완성도를 한층 더 끌어올린다. 노장의 건재, 그리고 현재와 미래에 대한 성공적인 도전이 인상적인 싱글. ★★★★

[정병욱] 『Neo Myth Of EOS』(1997)가 가장 최근 정규앨범이었던 이오에스의 2018년 복귀는, ‘데뷔 25주년’이라는 명분을 감안해도 분명 흔치않으면서도 반가운 뜬금포였다. 결과물도 좋았다. 김형중의 보컬은 시절을 박제한 듯 여전했고,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만지는 배영준의 감각은 예리하면서도 지난 세월을 고루 머금은 다채롭고 세련된 언어로 정제와 변주를 시도하며 반가움 이상의 만족을 선사했다. 본작은 1년 전 이오에스의 선택이 일회성 행운의 이벤트가 아니었음을 방증한다. 김형중, 배영준, 조삼희. 이들은 작금 아닌 과거의 영웅들이지만 굳이 지난 영광의 텍스트를 답습하지 않는다. 「Skydive」가 재현하는 것은 구체적인 형식이기보다 인식적인 종합에 가깝다. 이 음악의 배경은 20년 전 그들의 테크노와 다르며, 신스팝과 팝록을 오간 지난 1년 전과도 사운드 디자인이나 미학의 궤를 달리 한다. 그러나 결국 그 종합은 전자기적인 감성, 쾌속 발라드로 귀결한다. 천진난만한 낭만을 품은 가사, 이를 능청스러우면서도 결코 밉지 않은 달콤한 톤과 씩씩한 발성으로 내뱉은 김형중만의 보컬, 노래의 서정을 대리 보충하는 조삼희의 영롱한 기타 백업이 반가운 장면을 선사한다. 더불어, 무엇보다 베이스와 신스 사운드가 주도하는 메인 무대는, 그것을 조이고 푸는 서사가 긴장과 스펙터클이 잘 짜인 블록버스터 마냥 익숙하면서도 몰입도 높은 호쾌함을 선사한다. 비슷한 구조와 미학을 지닌 「전속력의 발라드」와 대조해 멜로디와 음악, 메시지가 더욱 잘 맞물리는 것도 장점. 여전한 감성의 호재와 좋은 균형감이 2019년의 감각 부재를 뛰어넘은 모범이라 할만하다. ★★★★